[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국내 중견기업 3곳 가운데 1곳은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은 탓에 올해 수출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내다봤다.
2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166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견기업 2017년 수출 전망·환경’ 조사에 따르면 기업 30.1%가 지난해와 비교해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사드 배치 관련 중국 제제 강화, 미국과 중국의 통상 분쟁 현실화 등 대외 요인에 탄핵 정국의 경제 컨트롤 타워 부재, 조기 대선 이후 급격한 경제 정책 변화 등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우선 보호무역주의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절반에 가까운 47.6%의 중견기업이 미국과 중국의 통상 분쟁을 기업 환경 악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미국에 진출한 85개의 중견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인 46개사가 미·중 통상분쟁을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중견기업 112개사 가운데 61.6%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중견련 관계자는 “중국 진출 중견기업의 이 같은 인식은 지난해 7월 시작된 사드 배치 논란 이후 중국 롯데마트, 이마트 영업정지 사태 등은 물론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이미 중국의 경제 제재를 경험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미국 수출 중견기업 가운데 양국 간 통상 분쟁의 영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 품목 간 시장 점유율 확대 등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로 발생할 수 있는 반사이익을 기대한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제재가 현실화되면서 중국 진출 중견기업의 49.1%는 경제 제재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평균 예상 피해금액은 87억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중국 진출 중견기업이 실제적인 통관 애로를 토로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중국 진출 중견기업은 비관세장벽 강제규정 신설(14.3%), 비정상적인 통관 지연(10.7%) 등의 통관 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에서 수출시장 다변화 촉진할 혁신적 통상 정책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악화하는 대내외 경제 환경 아래 주요 대선 주자들의 정책 공약은 기업 규제와 복지성 지원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뿐 수출 환경 개선을 위한 통상 전략은 전적으로 누락된 상황"이라며 "차기 정부는 R&D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중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외교, 통상 교섭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해외 판로 확보와 신규 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