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대학원 총학생회 “제자 성폭행 교수 엄정 수사하라”

"검찰, DNA 검출됐지만 10개월가량 기소중지" 주장

입력 : 2017-05-03 오후 1:45:52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자신의 연구실에서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려대 문모 교수에 대해 학생들이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연다. 
 
3일 고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에 따르면, 고대 안암캠퍼스·세종캠퍼스 총학생회 등은 오는 4일 오전 11시 서울북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지도제자를 성폭행한 문 교수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이들은 “증거가 명백하고 죄질이 불량한 이번 성폭행 사건은 당연히 구속수사 됐어야 마땅하다”며 “어찌 된 일인지 검찰은 성폭행 가해자에게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작년 12월30일부터 불과 며칠 전까지 수사하지 않고 ‘기소중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폭행 당시 CCTV, 녹취와 함께 문 교수의 DNA가 검출되었는데도 사건은 약 10개월 방치됐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또 “검찰이 수사를 미루는 동안 양심의 가책이나 부끄러움도 모르는 가해자는 피해자와 가족들을 찾아가 합의를 요구했다”며 “심지어 ‘재판에 가게 되면 사건을 몰랐던 사람들까지도 다 알게 될 것이며 험한 소문이 날 것’이라며 협박도 일삼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명백한 성폭행범이 구속되지 않고 버젓이 피해자를 찾아가 2차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피해자의 변호인이 계속 검찰에 주장하며 문 교수의 구속을 주장했지만 묵살됐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와 가족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교수는 지난해 6월 자신의 연구실에서 조교로 일하던 대학원생 A씨가 13분 늦게 출근하자 크게 혼을 냈다. 이후 당일 오후 7시쯤에는 퇴근해 회식에 참여했던 문 교수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회식에 참여하라고 지시했다. 회식 자리에서 문 교수는 A씨에게 술을 강요했고, 술자리가 끝나고 난 뒤 A씨를 자신의 연구실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 교수는 파면된 뒤 검찰 수사를 받았고, DNA 검출 등 증거에도 10개월가량 기소중지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중지는 범죄혐의가 객관적으로 명백해도 피의자나 참고인 소재 불명 등의 이유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을 때 수사를 일시 중지하는 처분이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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