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일가에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원들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돌입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는 지난 2일 증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과 최씨 딸 정유라씨와 같은 마장마술 선수였던 최준상씨를 시작으로 기일마다 1~3명씩 증인을 부른다.
10일에는 최씨 측근인 장순호 전 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의 아들인 장남수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진다. 장씨는 정씨의 독일 승마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최씨가 독일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비덱스포츠의 법인 계좌 관리를 맡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독일에서 최씨를 도왔던 3명 중 한 명을 장씨로 꼽은 만큼, 그는 삼성의 지원금 등과 관련한 최씨 일가의 재산 형성에 대해 주요한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열리는 재판에는 최씨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증인으로 나온다. 그는 정씨의 승마훈련 지원을 삼성 측에 제안한 인물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문체부 공무원이 날아간 것을 보지 않았냐. 최씨가 대통령과 가깝다"고 얘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 측은 박 사장이 독일에서 박 전 전무를 만나 최씨의 얘기를 들은 7월 29일에서야 최씨와 정씨의 존재를 파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2일에는 박재홍 전 승마 국가대표 감독과 최씨 측근이었던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를 증인으로 부른다. 박 전 감독은 마사회 소속으로 독일에서 2015년 10월 말부터 지난해 1월까지 진행된 승마 유망주 훈련 '중장기 로드맵'의 감독으로 파견됐다. 그는 독일에서 삼성의 승마 지원은 정씨에 대한 1인 지원임을 알고 이에 반발해 지난해 1월8일 한국으로 들어왔다. 특검 측은 승마 관계자 등 주변 인물을 통해 뇌물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9차례 진행된 공판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대가관계, 최씨 인지 시점 등과 관련한 진술·비진술 증거에 대한 서증(서류증거) 조사가 진행됐다. 증인신문은 재판부의 심증 형성과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데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특검과 삼성 측이 서로의 주장을 탄핵하며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8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