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정책 경쟁' 약속…선거기간 내내 '네거티브' 골몰

문·안, 상대 가족 상대로 '검증' 공세…홍, 색깔론·지역감정 조장 막말

입력 : 2017-05-08 오후 5:05:21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19대 대선 기간 중에도 각 후보 간 이른바 ‘네거티브’ 공방은 이어졌다. 각 후보들이 선거운동 초반 이구동성으로 정책경쟁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것이 무색할 정도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상대의 가족을 공방의 주제로 삼았다. 안 후보 측은 선거 막판까지 문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를 물고 늘어졌다. 초반에는 문씨의 고용정보원 채용 문제가 현안이 됐다. 국민의당은 물론 자유한국당 심재철·바른정당 하태경 의원 등은 문씨 채용이 불법으로 이뤄졌으며 이를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 대학원 입학 스펙으로 이용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선거 막판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친척 등의 추가 특혜채용 의혹과 문씨의 ‘황제유학’ 문제로까지 공세 범위가 넓어졌다.
 
민주당에서는 이 사안을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적극 반박했다. 고용노동부가 특별감사를 통해 부정특혜 취업은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권 여사 친척 채용 등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권 여사 친척 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은 국민의당 이용주 공명선거추진단장이 “사실이 아니었다”며 사과했다.
 
안 후보에게는 부인 김미경씨의 교수 '특혜채용 의혹'이 논란이 됐다. 안 후보가 카이스트와 서울대 교수로 채용될 당시 김 교수가 대학 자체규정을 위배하는 특혜를 받았으며 재직기간 중에도 호봉승급 등에서 편의를 누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절차를 밟았으며 특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재직 중 편의제공 논란에 대해서도 “대학 규정을 준수하면서 교수계획에 따라 강의를 진행했다”(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는 입장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공방 중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집을 각각 요구하며 맞받았다. 안 후보 딸 안설희씨의 재산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이 나라를 북한에 갖다 바치겠다는 것”이라는 등의 색깔론 공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13일 토론회에서는 그는 문 후보를 상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640만달러 뇌물을 수수할 때 몰랐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지금 노 대통령이 뇌물 받았다고 말씀하시는 거냐. 그 말씀은 책임지셔야 한다”며 맞섰다. 홍 후보는 안 후보를 상대로는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국민의당 대표)이 상왕이 된다”, “국민의당은 호남 2중대” 등의 인신공격·지역감정 조장 발언으로 안 후보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홍준표를 찍으면 박근혜가 옥황상제가 된다”(박지원 대표)라며 맞받았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오른쪽)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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