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금리 인하 힘실린다…2금융권 '좌불안석'

법정 최고금리 인하 공약 실천 시…캐피탈·저축은행·카드사 수익 악영향 '불가피'
금융당국, 공약 현실화 대응책 마련 돌입…"정권교체 따른 경제적 영향 고려해 논의할 것"

입력 : 2017-05-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석진·이정운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서 공약으로 내건 금융정책으로 인해 2금융권 금융사들이 수익감소 우려에 좌불안석이다. 법적상한금리 인하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여론을 등에 업은 금융공약 상당 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재인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금융정책 시행 가능성에 캐피탈·저축은행·카드사 등 2금융권 금융사들의 수익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2금융권 관계자는 "문재인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발표한 법정 상한금리 인하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이 시행될 경우 2금융권 금융사들의 악영향은 불가피한 모습"이라며 "표심으로 당선된 문 당선인의 정책 시행여부에 따라 2금융권 금융사들의 수익 악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주목되고 있는 공약은 법정 상한금리 인하 정책이다. 앞서 문재인 당선인은 대부업 최고금리를 이자제한법 상 이자율(25%)로 일원화 하고 전체 내는 이자가 원금을 넘지 못하게 제한하겠다고 했다.
 
특히 문 당선인은 공약을 통해 소액 장기연체 채무를 정리하고 소멸시효가 완성되거나 임박한 채권은 시효 경과 사실을 고지해 상환을 종용하지 못하게 막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임기 중으로 2금융권 법정최고금리를 단계적으로 연 20%까지 낮추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캐피탈·저축은행업계는 작년 3월 법정최고금리가 34.9%에서 27.9%로 인하된 상황에서 추가 인하가 진행될 경우 수익 악화에 따른 대출 축소 움직임에 따라 서민 층의 가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수신기능이 없는 캐피탈업권의 특성상 100% 자금 조달을 통해 자금을 운용하는데 미국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조달비용 상승이 예고된 상황에서 법정 상한금리까지 추가로 인하될 경우 수익 감소폭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를 무리하게 낮추면 한계가구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은 대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며 "종국에는 저신용자가 돈 빌릴 곳이 사라져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게 돼 저신용자에게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작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대출 사업을 확장하던 카드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상한금리 인하 영향과 선거때마다 등장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을 모두 떠안았기 때문이다.
 
문 당선인은 공약으로 중소 카드가맹점의 우대 수수료를 현행 1.3%에서 1%로 내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특히 영세 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 기준을 각각 2억원에서 3억원으로, 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고 우대수수료율도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연매출 기준 각 구간의 범위를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두번째 구간의 1.3%는 1.0%로, 첫번째 구간의 0.8%도 점진적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카드업계은 작년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1.5%에서 0.8%로, 연 매출 2억∼3억원인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낮춘 바 있다. 이로 인해 수수료 수입이 1조원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와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한 5개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삼성카드(029780))들의 총 대출채권 잔액은 71조6974억원으로 작년 1분기 65조5600억원과 비교해 9.4%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추가 수수요율 인하가 시행될 경우 카드사들의 수익 악화는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법정상한금리 인하에 따른 카드 대출 금리 인하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악재가 두배로 겹쳐 수익개선 방안 마련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2금융권 금융사들의 불안감에 금융당국은 공약 현실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간 모습이다. 문 당선인의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인하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소비자와 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부작용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정부는 (당선자의 공약에 대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며 "최고금리 인하 방안은 경제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공약으로 내건 금융정책으로 인해 2금융권 금융사들이 수익감소 우려에 따라 불안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의 모습. 사진/뉴시스
 
윤석진·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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