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체제' 지속된다면…내년 지방선거 유불리는?

대체로 '민주당 유리' 전망…"20년만에 집권 프리미엄 가능"

입력 : 2017-05-14 오후 4:49:2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1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41.1%,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24.0%, 3위 국민의당 안철수 21.4% 4위 바른정당 유승민 6.8% 5위 정의당 심상정 6.2%…. 19대 대선 결과다. 문재인 대통령이 초반의 독주를 당선으로 이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런 5당 대결 구도가 한 몫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대선으로 형성된 5당 체제가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현 구도가 지속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으로 내년 지방선거까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진보 양당 체제의 강화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까지 주도세력으로 참여하는 다원적 정계개편이 될 것이냐가 관심인데 현재로서는 5당 체제가 별다른 변화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럴 경우, 지방선거 프레임이나 대결 구도면에서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지방선거를 각 정당간 대결 구도면에서 봤을 때 이번 대선 결과처럼 여러 정당별로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양자구도에서 보수·진보 대결로 나뉘어졌던 표들이 집권여당 대 야4당의 구도가 되면서 집권여당의 실정으로 인해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는 이점이 분산될 수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지금 5당 체제는 민주당이나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단히 유리한 구도”라며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가 이어진다면 양당 구도에서는 집권여당의 실정이 바로 집권 야당의 반사이익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현재 5당 체제가 되다 보니 야4당으로 분산되는 현상이 나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예전 같으면 여당이 40% 득표하고, 야당에 45%가 몰려서 패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야4당에 45% 득표가 가더라도 4개당이 (표를) 나눠 가져야 한다”며 “선거 구도상 5당 구도에서는 야당이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는 표가 훨씬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지방선거 때마다 이뤄졌던 야권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실현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야권 단일화를 하려면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제외한 한국당과 바른정당 중심의 보수 단일화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점쳐지고 있지만 이마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홍 소장은 “유승민 후보의 정치 지향점과 본인의 캐릭터를 봤을 때 유 후보의 주된 지지층은 20~30대개혁적 보수층”이라며 “이들이 바른정당을 대안적 보수로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한국당의 변화가 없을 경우 두당간 단일화가 쉽지 않다. 단일화가 되면 유 후보를 대선에서 지지했던 지지층의 민심이 떠나가게 되고 오히려 유 후보의 정치적 입지를 좁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도 “다당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지금 대부분들의 당이 전당대회가 예고된 가운데 새로 선출되는 지도부가 모두 자강론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 프레임 측면에서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집권 1년차가 되는 시기에 치러지는 선거다.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제기되는 것보다는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프레임이 더 힘을 발휘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민주당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안 대표는 “결국 문 대통령이 앞으로 1년동안 국민들에게 점수를 딸 것이냐가 내년 지방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워낙 민심과 동떨어진 대형 사고들이 있어서 최소 1년동안은 문 대통령이 상당히 포인트를 얻을 기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1998년 이후 집권여당이라는 프리미엄을 20년만에 안고 뛰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2002년(새천년민주당), 2006년(열린우리당) 지방선거는 각각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 치러지는 선거였지만 당시 정부의 각종 경제 지표가 상당히 악화된 상태여서 집권여당 프리미엄이 상당히 제한됐다.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상대로 쉽지 않은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홍 소장은 “현재 구도로 가면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겠지만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완전히 죽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며 “호남의 고연령층 세대 투표 성향이 그대로 간다면 민주당으로서 만만치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존재가 호남 선거에서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가운데 추미애(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권한대행,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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