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16일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며 불화설 진화에 나섰다. 두 사람은 서로를 “예쁜 누이”, “사랑하는 아우”라고 부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사람은 한양대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앞서 임 실장은 지난 11일 국회를 찾았지만 추 대표의 병원 일정이 겹쳐 만남이 불발됐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청와대 비서실장과 여당대표의 첫 상견례가 무산되자 정치권에서는 대선 캠프에서 인사문제로 공개 충돌한 두 사람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인사추천 문제를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 회동에서 임 실장을 ‘사랑하는 아우’로 부르고 “일찍이 탁월한 정치경험을 가지고 있고, 우리 사회를 정의롭게 만드는데 젊음과 청춘을 다 바친 열혈동지”라며 “당이 전하는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창구 역할을 해내면서 대통령과 국민을 더 가까이 하는 가교역할을 잘 해내리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임종석 실장도 “개인적으로는 누이고 기분이 좋을 때는 예쁜 누이라고 불렀다. 오늘은 공식 방문이니 대표님이라고 깍듯이 하겠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추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혼연일체가 돼 가장 아름다운 선거를 치렀다. 이것이 선거 과정에서 끝나지 않고 국정운영에도 이어지도록 추 대표가 당 지도부를 잘 이끌어 달라”고 화답했다.
회동이 끝난 뒤 임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불화니 갈등이니 없다. 비서실장이 당대표와 당을 잘 모시는 게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도 “비서실이 비공개 일정을 놓쳐 일정상 착오가 있었다. 본의 아니게 아우를 왕따시킨 속 좁은 누님이 됐다”고 불화설을 해명했다.
한편 임 실장은 추 대표를 만나 대화를 나누기에 앞서 ‘장미꽃 한 송이’를 먼저 건넸다. 임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을 담았다”고 말하자 추 대표는 “대통령이 인색하다. 한 송이밖에 안 주시나”고 농담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 인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장미꽃을 건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