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고은 시인이 만인보를 집필한 서재가 서울도서관에 그대로 재현된다. 25년 동안 만인보를 집필한 배경과 창작 과정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될 전망이다.
17일 서울도서관은 오는 11월 관내 서울기록문화관에 80㎡ 규모로 ‘만인의 방’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인의 방은 경기도 안성에 있는 시인의 실제 서재를 재구성한 공간으로 그가 쓰던 서가와 책상, 육필원고와 자료 등도 그대로 옮겨지게 된다.
전날 박원순 시장과 고은 시인은 서울도서관에서 만인의 방 조성, 작품 등 기증에 따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서울시와 서울도서관은 향후 시인의 자문을 거쳐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개관식은 오는 11월경이며 개관 이후에는 ‘만인보 이어쓰기’ 등 다양한 시민 참여 행사도 마련될 예정이다.
만인보는 1986년부터 2010년까지 시 4001편을 30권으로 엮은 한국 최대 연작 시집이다. 김구 선생 어머니 곽낙원, 장준하 등 독립운동가를 포함, 인물만 5000명이 넘는다. 시민들이 중심이 돼 펼쳐졌던 3·1운동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돌아보기도 한다.
서울시 측은 “만인의 방이 조성되는 서울도서관 건물은 일제강점기 식민통치의 상징인 경성부 건물”이라며 “뿐만 아니라 이 일대가 3·1운동 현장이기도 해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만인의 방은 만인보 창작 과정과 뒷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며 “이곳을 전문자료실 같이 조성해서 시민들이 3·1운동 역사문화 가치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은 시인.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