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이중 악재에 2분기 우려

모기업 현대차의 부메랑…인도발 가격 제재까지

입력 : 2017-05-17 오후 3:46:50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 지연과 인도발 가격 제재 등 이중 악재에 발이 묶이는 형상이다. 철강재가 사용되는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 침체와 맞물려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17일 현대제철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두 달 넘게 현대차(005380)와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가격 협상은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 등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현대제철 주장에 대해 현대차가 난색을 표하면서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으로 제작한 자동차용 외판재. 사진/현대제철
 
특히 현대차가 중국에서 사드 여파로 차량 판매 실적이 저조하고, 국내외에서 대량 리콜 사태가 벌어지는 등 악재가 이어져 자동차 강판 공급 가격을 두고 조율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부재를 염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든든했던 모기업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되레 가격 압박을 받는 부메랑이 됐다.
 
현대제철도 협상 초기 10만원 이상의 가격 인상을 제시했으나, 최근에는 이를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협상 초기와 달리 철광석의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현대차 이외에 완성차 업체 중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을 공급할 판매처가 넓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가 한국과 중국 등에서 생산한 철강제품 47종의 수입 가격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한 부분도 악재다. 인도는 제품별 기준 가격을 정하고, 수입 철강제품의 가격이 기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차액만큼 판덤핑 과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의 제품은 너비 2100㎜, 두께 25㎜ 이하 후판에 478달러가 적용됐다. 현재 수출 가격은 561달러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차와의 협상은 원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불가피한 부분"이라며 "가격 협상은 이른 시일 내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가 관세 부과를 결정했지만, 기준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5741억원, 영업이익 3497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2%, 영업이익은 29.9%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5.1% 급증한 3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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