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이랜드그룹이 이랜드리테일의 홈·리빙 사업부인 모던하우스를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랜드는 티니위니와 모던하우스 매각만으로 약 1조6000억원을 거둬들이게 돼 재무구조 개선의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이랜드는 아시아 최대 사모투자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모던하우스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매각대금은 임대료선급분을 포함해 약 7000억원이다. 이달 안에 영업양수도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랜드 고위 관계자는 "모던하우스는 최근 크게 성장 중인 라이프스타일숍 형태를 국내에 최초로 선보여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 잡은 리딩 브랜드"라며 "이번 매각 결정은 막바지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랜드와 유통사업에 입점시킬 유력 콘텐츠를 찾는 MBK파트너스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 최종적인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이번 매각자금이 들어오는 7월 중 그룹의 부채비율이 200%대 내외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모던하우스 매각 대금이 그룹이 1년 동안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영업이익 수준인 만큼 시장의 유동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랜드 관계자는 "티니위니와 모던하우스 단 2개 브랜드 매각만으로 1조6000억을 거둬들여 이랜드가 그 동안 키워 온 콘텐츠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쟁력을 인정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던하우스는 1996년 론칭한 브랜드로 현재 이랜드리테일 유통점을 중심으로 전국에 6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연매출은 3000억원 수준으로 외국계 라이프스타일숍의 진출에도 연평균 10%씩 성장해왔다.
매각 이후에도 이랜드와 MBK는 상호 협력해 모던하우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MBK 파트너스는 현재 이랜드리테일 유통점에 입점해 있는 모던하우스를 향후 10년 동안 영업 유지를 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이랜드도 이를 수용했다.
이랜드 입장에서도 고객 충성도와 집객 요소가 높은 모던하우스를 지속적으로 매장 내 콘텐츠로 둘 수 있기 때문에 상호 윈-윈 구조를 만들어 가면서 지속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모던하우스가 향후 장기간 안정적으로 임차료를 납부하게 되면서 이랜드리테일의 수익성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모던하우스와 함께 매각을 추진했던 외식사업은 매각하지 않기로 방향을 틀었다. 모던하우스 매각만으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충분히 얻었기 때문에 외식사업부를 유지해 그룹 내 주력사업인 패션·유통사업과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재 동부증권을 통해 진행 중인 프리 IPO(기업공개)는 이번 모던하우스 매각으로 일부 구조를 변경해 진행하게 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당초 지난 18일 정도에 프리 IPO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다소 연기되게 됐다"며 "다만 내년 초 상장 목표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모던하우스 매장. 사진/이랜드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