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새 정부 출범을 의식, 보조 맞추기에 한창이다. 역대 최고 수준의 통신 개혁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 취임으로 통신업계의 허니문에는 긴장감이 서렸다.
KT는 22일 올해 안에 한국과 중국, 일본 3국간 무선인터넷(와이파이) 로밍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T가 추진하는 와이파이 로밍 무료는 전화 로밍과는 성격이 다르다. KT와 제휴를 맺은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일본의 NTT도코모 가입자들이 상대 국가를 방문했을 때 현지 통신사가 제공하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하는 개념이다. 와이파이가 제공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따로 비용을 지불하고 통신망을 통해 데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다만 한·중·일 사이에 와이파이가 무료로 제공되면 사실상 세 나라의 해외 로밍서비스가 무료로 개방되는 효과가 있다. 와이파이에 접속해 카카오톡 등 모바일메신저를 사용하면 무료로 인터넷전화 이용도 가능하다.
한·중·일 3국은 일부 도서 지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다. 차이나모바일이 와이파이 서비스를 위해 설치한 무선접속장치(AP)는 약 450만개에 달한다. NTT도코모도 18만개의 AP를 구축했으며, KT가 국내에 구축한 와이파이 AP는 18만9000여개다. KT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사간 무료 와이파이 로밍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까지 동참하면 사실상 문 대통령의 한·중·일 3국간 로밍요금 무료화 공약이 실현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국내에서 자사 와이파이를 개방한 상태다. 중국과 일본의 통신업체와 제휴만 맺으면 언제든지 와이파이 개방이 가능하다.
SK브로드밴드는 문 대통령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부응했다. 내년 7월까지 인터넷망 설치, 고객관리, AS 위탁업무 등을 수행하는 103개 홈센터 직원 약 52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다음달 초 460억원을 투입해 100%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자회사를 통해 협력업체 직원 모두를 정규직으로 고용한다.
SK브로드밴드가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동종업계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으로,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높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최근 발표하는 정책들은 사실 오래 전부터 논의돼온 사항”이라면서도 “새 정부 코드 맞추기로 보여도 크게 나쁠 건 없다”고 전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