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을 대부업체인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하는 본계약 체결이 지지부진하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심사에 대한 불확실성과 매각(인수)가에 대한 조율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틀 후인 24일 회사 매각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공시를 앞두고 있지만 구체적인 윤곽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 관계자는 “본계약 교섭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주식회사와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에 있지만, 주식매매계약체결 등 남은 절차와 관련해 일정 등 관련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확정 공시를 한 경우, 상장법인은 공시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확정 내용이나 진척상황을 직접 재공시해야 한다.
본계약 체결 지연의 내면에는 먼저,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심사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 아프로 측은 OK저축은행 인수 시 대부업 대출을 오는 2019년까지 40% 감축하겠다는 조건을 내걸면서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 금융위원회에서 요건충족명령을 받은데 따른 영향이 당국의 심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주주변경승인요건상 건전한 신용질서, 건전한 금융거래를 저해한 사실이 있으면 안 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경우에 최근 1년간 기관경고조치, 최근 3년간 시정명령 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있으면 안 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해당 사실이 시정명령에 해당되는 지 여부가 판단될 부분”이라며 “업계 내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심사 시 법에 따라 더 꼼꼼하게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상 대주주 승인 심사는 승인 신청 후 2개월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 심사는 금감원의 위탁심사 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이어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승인된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료 요청 기간 등은 승인 심사 기간에서 제외돼 기간은 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당국의 또다른 관계자는 “심사과정에서 확인할 사안들이 많이 발생할 경우 승인이 딜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양측이 매각(인수)가를 놓고 원만하게 타협할지 여부도 의문이다. LS네트웍스가 G&A PEF를 통해 이베스트투자증권에 투자한 금액은 약 4700억원으로, 아프로 측이 인수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3000억원 중반 수준은 매각 측 입장에서 만족할 수 없는 눈높이기 때문이다. 반면, 아프로 측 입장에서는 최근 부채증가와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인수가를 낮출 수 있다. 아프로 측은 "매각(인수)가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난해 부채규모는 1년 전보다 130억원 가량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322억원)과 순이익(244억원)은 반토막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협상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며 “매각 측 입장에서는 투자한 금액에 대한 손실을 최소화할 것이고, 인수 측에서는 해당 기업을 인수해 꾸준한 실적을 내야하기 때문에 서두르기보다 충분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협상이 틀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매각 우선협상자로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가 선정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본계약 체결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진/뉴스토마토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