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중국 커제 9단에 백 1집반 압승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1국서 승리

입력 : 2017-05-23 오후 5:06:40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세계 랭킹 1위 커제 9단과 벌인 두번째 세기의 대국에서 여유롭게 승리했다. 알파고는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1국에서 커제 9단을 상대로 289수 만에 백 한집반 차이로 이겼다.
 
알파고의 온라인 대국 기보에서 초반 삼삼을 두는 전략을 보고 커제 9단이 평소 자신의 스타일과는 다르게 3번째수로 삼삼을 두었다.
 
알파고와 대국 펼치는 커제 9단. 사진/구글
 
초반 포석을 비틀어가며 극단적으로 실리 바둑을 구사했지만 알파고는 두텁게 판을 짜나가며 커제 9단을 시종일관 고전하게 만들었다. 커제 9단의 경우 이따금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구글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The Future of Go Summit)'을 열고 알파고와 커제 9단의 대국을 진행했다.
 
알파고와 커제 9단의 대결은 25일 제2국으로 이어진다. 이번 대국은 제3국까지 진행되며 3판을 모두 치르는 조건으로 커제 9단은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의 대국료를 받는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초읽기는 60초씩 5회 주어진다. 3차례의 대국에 걸린 우승상금은 150만달러(약 17억원)이다.
 
알파벳 에릭 슈미트 회장은 "1년 전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대결을 펼칠 때 결과와 상관 없이 사람의 승리라고 말한 적 있다"며 "AI와 사람이 협업하면 그간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고 모두에게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파고는 26일 오전 알파고A와 구리 9단, 알파고B와 롄샤오 9단이 복식조를 이뤄 상대와 대국을 펼치는 복식전을 치룬다. 인간과 알파고가 번갈아 가며 바둑을 두는 방식으로 '함께 배운다'는 콘셉을 도입한 새로운 대전 방식이다.
 
오후에는 천야오예·저우루이양·미위팅, 스웨·탕웨이싱 등 9단 기사 5명이 상의하면서 단체로 알파고와 겨루는 상담기가 열린다. 알파고의 창의력을 테스트하면서 알파고가 인간의 서로 다른 바둑 스타일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데미스 허바시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아직도 바둑에는 사람이 밝혀내지 못한 신비한 영역이 존재한다"며 "알파고는 사람이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바둑의 신비를 파헤치기 위한 도구"라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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