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정부가 육아휴직급여 사후지급 대상에서 단기 육아휴직자를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1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6개월 미만 단기 육아휴직자에 대해 휴직급여 사후지급금을 공제하지 않는 방향으로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준비 중이다.
현행 시행령상 육아휴직급여 상·하한액은 각각 100만원, 50만원이다. 하지만 급여액에서 25%를 차감한 금액이 50만원 이상일 때에는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해 복직 6개월 후 일시불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휴직자가 실제 지급받는 급여는 월 최대 75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휴직급여 상한액이 150만원인 아빠의 달 제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휴직급여 사후지급제도는 육아휴직자의 직장 복귀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2011년 1월 휴직급여 상한액 인상과 함께 도입됐다. 하지만 휴직기간 중 근로계약이 종료되면 사후지급금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사후지급금 공제는 휴직급여 월 지급액의 소득대체율을 떨어뜨려 저소득 노동자들의 육아휴직 사용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지적돼왔다.
이에 정부는 올해 초 비정규직에 대해 사후지급 예외를 두기로 결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단기 육아휴직자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단기 육아휴직자 중 상당수가 경제적 이유로 휴직기간을 단축하는 저소득층이고, 이 경우 직장 복귀율이 높아 사후지급금을 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실제 1년 이상 육아휴직자의 직장 복귀율은 64.6%에 불과하지만 3개월 미만 휴직자는 91.2%에 달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휴직기간이 늘어나면 직장 복귀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모든 육아휴직자에 대해 사후지급제도를 폐지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며 “대신 6개월 내외로 기준을 정해 휴직기간이 짧은 경우에는 사후지급금을 떼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31일 당정협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협의에서 여당은 육아휴직 시 첫 3개월 간 급여 수준을 통상임금의 40%에서 80%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여당의 요구대로 추경안이 편성되면 육아휴직 초기 급여의 상·하한액도 각각 80만원, 150만원 수준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6개월 미만 단기 육아휴직자에 대해 휴직급여 사후지급금을 공제하지 않는 방향으로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준비 중이다. 그림/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