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세탁·건조·스타일링까지…세탁문화의 역사 'LG전자 창원공장'

'가전은 LG' 자부심으로 가득…모듈화·자동화로 11초에 1대 '뚝딱'

입력 : 2017-06-01 오전 10:00:00
[창원=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세탁기에도 집처럼 기둥, 벽, 지붕, 문이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세탁기 한 대가 아닌, 좋은 한옥집 한 채를 짓는다고 생각합니다."
 
LG전자 창원공장 생산라인. '가전은 LG'라는 등식을 성립시킨 본산이다. 수장인 조성진 부회장도 이곳에서 배출됐다. 자부심과 확신은 생산공정에도 묻어났다. 투박한 손으로 세탁기 구석구석을 쓰다듬는 직원들의 손길에는 애정이 있었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장인정신으로 트윈워시·건조기·스타일러 등 LG전자의 의류관리 전 라인이 쉴 새 없이 생산되는 LG전자 창원2공장을 지난 31일 찾았다.
 
LG전자 직원이 지난 31일 창원2공장에서 제조된 드럼세탁기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1969년 국내 최초의 세탁기 생산을 시작으로 1998년 DD모터를 적용한 통돌이 세탁기, 2000년 드럼세탁기, 2005년 세계 최초의 스팀 세탁기, 2009년 손빨래 동작을 구현한 6모션 세탁기, 2012년 강력한 물줄기를 세탁물에 직접 분사해 세탁 시간을 줄여주는 터보샷 세탁기 등 한국 세탁기의 역사를 써왔다.
 
2년 전에는 분리세탁을 원하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 세계 최초로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결합한 트롬 트윈워시까지 세상에 내놨다. 2011년 선보인 신개념 의류관리기인 트롬 스타일러는 최근 예비 부부들의 혼수가전 필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생각의 차이가 소비문화를 바꿨다.
 
LG전자 직원들이 지난 31일 창원2공장에서 트윈워시 하단에 위치하는 미니워시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1987년 세워진 창원2공장은 3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30년 전 연간 50만대에서 현재 연간 500만대로 생산량도 크게 늘었다. 모듈화·자동화 등 끊임없는 제조 혁신으로 평균 11초당 제품 1대를 뚝딱 만들어낸다. 명실공히 ‘가전의 메카’다. 올 들어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트윈워시와 건조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0%, 30% 늘었다. 스타일러는 무려 150%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개 라인에서 생산했던 건조기는 올 들어 2개 라인으로 늘렸지만,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가 버거울 정도로 인기다. LG전자는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생산라인 확대를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직원들이 지난 31일 창원2공장에서 제조된 건조기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창원공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자동화 시설이다. LG전자는 최근 2년간 생산 효율화를 위한 자동화 설비 투자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트윈워시, 건조기, 스타일러 등 의류관리 가전의 제조라인 자동화율은 60%대에 달한다. 제조라인 입구에는 세탁기와 건조기의 몸체인 '캐비닛(Cabinet)'을 접는 자동화 장비가 있다. 이 설비는 평면으로 펼쳐져 있는 스테인리스 캐비넷을 1초도 안 돼 'ㄷ'자 모양으로 한 번에 접는다.
 
조립 공정이 끝나면 품질 검사가 시작된다. 작업자들이 세탁통 내부에 물을 채워 헹굼, 탈수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하고, 건조기에도 전원을 연결해 품질 기준을 만족하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품질 검사를 통과한 제품만 포장 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 생산라인 마지막 단계인 포장 공정에서는 자동화 설비가 제품을 자동으로 포장한다. 제조라인 입구에서부터 컨테이너에 실리는 순간까지 채 15분을 넘지 않는다.
 
지난 31일 LG전자 창원2공장에서 생산된 LG 건조기 제품이 자동으로 포장되어 나오고 있다. 사진/LG전자
 
의류관리 가전을 생산하는 A1동 뒤쪽으로 제품 성능을 책임지는 신뢰성 시험동이 있다. 생산되 제품이 내구성 기준을 만족하는지 연구원들이 각종 시험을 진행하는 곳이다. 2층 건물인 신뢰성 시험동은 500대 이상의 제품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다. 1층에서는 세제 투입 시험 등이, 2층에서는 상온·고온·저온의 온도 시험, 과진동 시험, 도어 개폐 시험 등이 이뤄진다. 24시간 연속 동작으로 혹독한 내구성을 통과하고, 1분에 1000번까지 세탁통을 회전시키는 진동 시험과 1만번을 열고 닫아도 끄덕 없어야 비로소 '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다. LG전자 가전의 ‘품격’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의류관리 가전의 생산을 담당하는 김철융 LG전자 상무는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세계 최고의 품질을 위한 신뢰성 시험을 지속 강화해 의류관리 가전에서 LG를 1등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신뢰성 시험동 내 도어 개폐 시험실에서 자동화된 테스트 장비로 제품의 도어를 10,000회 이상 반복적으로 열고 닫는 극한 테스트를 진행한다. 사진/LG전자
  
창원=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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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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