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화장품회사도 제약사업 도전장

사업다각화 전략 '영역파괴'…주력사업 기술이용 진입장벽 낮춰

입력 : 2017-06-04 오전 10:45:01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식품회사와 화장품회사 등 제약을 본업으로 하고 있지 않은 업체들이 의약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사업다각화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되 주력으로 영위하던 사업과 연관된 의약품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개발은 전통적으로 제약사가 주도하는 양상이었다. 의약품 생산 규모는 약 15조원에 달하는데, 상위 20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5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복제약을 개발하기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신청한 업체는 80여개사다. 80여개사의 대부분은 오랫동안 제약을 본업으로 영위한 제약사들이다.
 
제약산업은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고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의약품을 허가받기 위해선 까다로운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며, 정부 규정에 부합한 생산설비도 갖춰야 한다.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영업 기반을 갖춘 제약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도 신규 사업자의 의약품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영역파괴'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성장 정체에 부딪힌 업체도 의약품 시장으로 진출하는 모습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아토피피부염 신약(PAC-14028)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3상 시험 단계다. 기존의 스테로이드제와 면역억제제를 대체할 새로운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산균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인 쎌바이오텍(049960)은 대장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 대장암을 치료하는 단백질을 유산균을 통해 장까지 전달하는 방식이다.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 및 경제적 부담을 개선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음료회사로 유명한 해태htb(옛 해태음료)는 2016년부터 사업다각화를 위해 일반의약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치주질환 치료제, 기미·주근깨 치료제 등 10여개 의약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생활용품, 음료와 등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일반의약품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1위 임플란트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는 계열사 오스템파마를 설립하고 제약사업에 뛰어들었다. 치아 미백제 등 4개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코스맥스(192820)는 계열사 코스맥스바이오를 통해 의약품 위수탁 사업에 뛰어들었다. 화장품 사업과 마찬가지로 의약품 ODM(제조자개발생산)과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원두커피 업체인 한국맥널티(222980)는 제약으로 사업다각화를 통한 외형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일반·전문의약품의 의약품위탁생산(CMO)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제품과 개량신약 개발로 사업 범위를 본격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의료기기, 화장품, 식품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반대로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는 드물었다"며 "최근에는 제약이 본업이 아닌 회사들도 사업다각화를 위해 영역에 구분 없이 의약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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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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