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개량신약 명가'로 유명한
한미약품(128940)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경쟁사보다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거나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를 개발해 개량신약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천식치료제인 '싱귤레어'와 알레르기비염치료제 '씨잘'을 결합한 복합제 '몬테리진'을 최근 허가받았다. 싱귤레어와 씨잘 성분 시장은 각각 600억원대, 3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두 치료제의 병용처방률은 30% 정도로 알려진다. 시장성이 높다고 본 한미약품은 일찌감치 복합제 개발에 착수했으나 2013년 무렵 임상을 중단했다. 두 치료제의 상호작용 등의 이유로 안전성·유효성 입증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다시 개발에 착수해 4년만에 허가 획득에 성공했다.
싱귤레어와 씨잘 복합제는 세계에서 처음 개발되는 조합이다. 글로벌에서도 몬테리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 라이선스-아웃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개량신약 2개를 미국 머크샤프앤드돔(MSD)에 수출한 바 있다. 2009년에는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해외 제품명: 코자XQ)' 50여개국, 올해 초에는 고지혈증복합제 '로수젯' 23개국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최근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구구탐스'를 국내 최초 발매했다. 같은 복합제를 개발 중인 업체는 10여개사에 달한다. 한미약품이 상용화가가 경쟁사보다 1년 정도 앞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규모는 발기부전치료제가 1000억원대, 전립선비대증치료제가 1200억원대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70% 이상이 발기부전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지혈증복합제 '로수젯(170억원)'과 독감치료제 '한미플루(150억원)'는 경쟁사보다 빠르게 출시하는 전략으로 시장에서 성공했다. 로수젯은 고지혈증치료제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복합제다. 50여개사가 같은 조합의 복합제를 개발했으나 한미약품이 6개월 먼저 시장에 진출했다. 한미약품은 에제티미브의 특허권자인 MSD에 로수젯을 수출하는 조건으로 특허 사용권리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한미플루는 글로벌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타미플루(600억원)'의 개량신약이다. 타미플루 국내 특허가 오는 8월까지 남아 있지만 한미약품은 오리지널약의 일부 성분을 변경하는 개발 방식으로 특허를 회피해 개발에 성공했다. 한미플루는 수십개 복제약보다 1년 정도 먼저 출시돼 시장을 선점했다.
한미약품은 신제품 개량신약들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전문의약품 매출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개량신약으로 벌어드린 돈을 고스란히 혁신신약 R&D에 재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복제약 발매와 오리지널약을 개선한 개량신약·복합제 개발 전략으로 성장해왔다"며 "국내 제약사 중에서 질적으로 양적으로 우수한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잇따라 개량신약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진출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 복합제인 ‘구구탐스’의 임상 3상 결과를 미국 비뇨기과학회에서 발표하는 장면. 사진제공=한미약품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