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따뜻한 날씨에 낮에도 졸음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경우 일시적 피로로 인한 현상일 수 있어 잠시 눈을 붙이거나 밤에 충분히 잠을 청하면 대개 졸음이 사라진다.
하지만 충분히 잠을 자도 낮에 심하게 졸음이 온다면 기면증까지 의심해 보아야 할 수 있다. 흔히 기면증 증상은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잠에 들고, 걷다가 잠에 드는 등 심각한 정도여야만 기면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기면증 환자들은 심한 졸음 호소 등 약한 정도의 증상을 보인다.
이에 따라 자신이 기면증이 의심된다면, 우선 엡워스 졸음증 척도를 이용해 병적인 졸음 정도를 파악하고 불면증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이 좋다. 전혀 졸지 않는다=0, 졸 우려가 약간 있다=1, 졸 우려가 중간 정도 있다=2, 졸 우려가 매우 높다=3로 아래 질문에 점수를 매기면 된다.
▲앉아서 책을 읽을 때 ▲오후 시간에 짬이 나서 휴식을 취하려고 누울 때 ▲TV 시청할 때 ▲앉아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경우 ▲공공장소(극장, 회의실 등)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때 ▲술 없이 점심 식사를 하고 조용히 앉아있는 경우 ▲승객으로서 쉬지 않고 한 시간 동안 차를 타고 갈 때 ▲차 안에서, 운전 중 차가 막혀 몇 분간 멈추어 서 있을 때
이에 따라 총 점수의 합이 11점 이상이라면 기면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 과도한 졸음과 함께 갑작스럽게 근력의 손실이 오는 탈력발작, 수면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진단이 아니라 자가진단법이므로 기면증의 의심 된다면 수면전문클리닉에 내원해 야간 수면다원검사와 주간 입면기 반복검사로 확진이 필요하다.
기면증은 뇌 안의 각성 조절물질인 하이포크레틴이 적게 만들어져 유발되는 수면장애인 만큼 도파민, 세로토닌, 히스타민 등의 각성 물질 분비를 돕는 모다피닐 약물을 복용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약물 부작용이 적고 내성도 없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은 “기면증 초기에는 일반 졸음 현상과 별다른 점을 느낄 수 없지만 방치할 시 중증의 기면증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며 “심한 졸음 현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힘들고, 주변의 시선에 심리적 위축까지 겪고 있다면 수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