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프리시젼바이오, 자회사 효과로 '숨통'…CB 악순환 끊을까

나노디텍 진단키트 승인 소식…주가 상승 모멘텀 확보
보유 현금으로 차입금 대응 역부족…풋옵션 리스크 해소 필요
최악의 경우 과거 CB 돌려막기 되풀이 우려 높아

입력 : 2025-06-26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3일 15: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체외진단(IVD) 전문기업 프리시젼바이오(335810)가 자회사 호재로 주가 부양 모멘텀을 확보했다. 이로써 회사가 주가를 전환사채(CB) 전환가액보다 높여 조기상환청구(풋옵션)에 대한 리스크를 떨쳐버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를 하회하며 유동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여서, 추가적인 재무 부담 가중 요인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 최악의 경우 올해 말 여유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풋옵션이 행사된다면, 이전과 같이 CB를 CB로 돌려막는 모습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사진=프리시젼바이오)
 
나노디텍 코로나·인플루엔자 콤보 진단키트 FDA 승인…상한가 직행
 
23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시젼바이오는 최근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자회사 나노디텍의 ‘Nano-Check Influenza+COVID-19 Dual Test’(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A·B형 동시 검출 가능한 콤보 진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승인(510(k))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제품은 병원, 약국, 보건소 등에서 사용하는 전문가용 현장진단 제품으로, 전문가용 콤보제품이 FDA 정식 승인을 받은 최초의 사례다.
 
회사는 이번 승인을 통해 나노디텍이 앞서 FDA 승인을 획득한 코로나19 단독 진단키트, RSV 진단키트에 이어 총 3종의 호흡기 감염병 진단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돼 시장 입지 강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표는 시장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발표 당일 프리시젼바이오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하며 전거래일 대비 810원(30%) 오른 35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는 34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주가가 급등하면서 프리시젼바이오가 그간 보유하고 있던 재무 리스크 중 하나인 2회차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 리스크를 떨쳐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1년 11월 운영자금 조달 목적의 150억원 규모 1회차 CB를 발행했는데, 해당 CB는 전액 풋옵션이 행사된 바 있다.
 
이에 회사는 1회차 CB 풋옵션에 대응하기 위해 채무상환 목적으로 연달아 추가 CB를 발행했다. 2023년 11월에 2회차 CB로 120억원을 조달한데 이어 이듬해인 2024년 2월 3회차 CB로 30억원을 마련했다.
 
문제는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채무상환을 위해 발행한 이들 CB마저 조기상환해야 할 우려가 생긴 것이다. 각각의 CB 전환가액은 주가하락에 의한 리픽싱을 거쳐 2회차 CB가 3669원, 3회차 CB가 3520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모두 전환가액 최저조정한도에 해당하지만, 그럼에도 FDA 승인 발표 직전일인 18일 종가는 이를 한참 밑돌았다. 발표 이후로도 주가는 여전히 전환가액을 하회하고 있지만, 간극을 좁히며 리스크를 다소 줄인 모양새다.
 
 
 
2·3회차 CB 전환가액과 간극 좁혔지만...유동성 불안 '발목'
 
이제 프리시젼바이오의 직면 과제는 풋옵션 청구 가능 시점 이전까지 주가를 전환가액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다. 2, 3회차 CB의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은 오는 11월과 내년 2월로 시간적 여유가 남아있다. 또한 둘 다 전환청구기간에 들어선 시점인 만큼 주가 상승 시 주식 전환에 따른 부채 해소도 가능하다.
 
회사가 풋옵션 방어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자회사의 호재로 주가 부양의 모멘텀은 확보했으나, 모회사의 재무적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프리시젼바이오의 유동비율은 71.38%, 부채비율은 113.61%로 적정 수준을 벗어나 있는 상태다.
 
여기에 더해 현금 곳간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최근 5년간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유지, 연평균 약 31억원의 현금이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올해 1분기 말 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23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 13억원 등 총 36억원 규모다.
 
반면 1분기 기준 유동성전환사채 77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유동성장기부채가 60억원으로 집계되며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할 돈이 보유 현금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남아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데, 우리은행에서 기업시설일반대출로 끌어온 차입금 중 30억원의 만기가 7월, 나머지 30억원의 만기가 11월이다.
 
이처럼 보유 현금이 유동성장기차입금 만기에 대응하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올해 1분기에도 영업활동으로 4억원의 현금이 흘러나갔다. 기대와 달리 주가가 하락해 풋옵션이 행사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과거 CB 상환을 위해 새로운 CB를 발행해 '돌려막는' 모습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프리시젼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동성장기차입금 상환 계획은)아직 검토 중인 사안으로, 현재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는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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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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