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사제폭발물', 테러범죄 가능성 높아져

이슬람국가(IS)가 사용하는 ‘못폭탄’과 흡사

입력 : 2017-06-13 오후 3:27:35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13일 오전 발생한 연세대학교 폭발사고가 경찰의 조사가 진행 될수록 인명을 살상하기 위한 테러범죄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이 이날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폭발물은 민간인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사제폭탄으로 일명 ‘못폭탄’이다. 종이상자로 된 이 폭발물은 가로·세로 20cm 크기이며 상자 안에는 텀블러가, 그 안에는 수십 개의 나사못과 뇌관, 건전지 4개 등이 들어 있다. 무기 전문가들은 이 ‘못폭탄’이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주로 사용하는 테러용 폭탄과 같은 종류로 보고 있다.
 
실제로 '못폭탄'은 지난달 영국 맨체스터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에 사용되기도 했다. 당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테러 현장에서 의료진들이 부상자 몸에서 볼트와 못 등을 뽑아냈다'며 '못폭탄'이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도 이번 사제폭발물이 전문적이지 않은, 조악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지만 뇌관과 기폭장치, 화약 등 폭발물로서 기본 요소는 다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사고 직후 공학관을 폐쇄한 데 이어 폭발물분석팀과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 등 70여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테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번 사건의 범인과 범행 목적이다. 특정인을 겨냥한 범죄일 수도 있지만, 폭발물을 건드리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범행 대상이 되는 ‘묻지마 테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군 당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위험성폭발물개척팀(EHCT)을 투입했고, 국가정보원 테러정보통합센터(TIIC)에서도 현장으로 인력을 파견했다.
 
이날 사고는 오전 8시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1공학관 4층 기계공학과 김모(47) 교수 연구실에서 발생했다. 김 교수는 연구실 출입문에 걸려있던 종이백을 가지고 교수실로 들어갔고, 안에 들어 있던 종이상자를 여는 순간 급격한 연소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김 교수는 얼굴과 목, 손 등에 화상을 입고 인근 세브란스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다행히 폭발 정도가 크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김 교수가 원한을 살 만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사제폭발물을 정밀 분석하고, CCTV 추적과 피해자 김모 교수 주변 등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3일 오전 테러가 의심되는 폭발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공학관 기계공학과 김모 교수 연구실 앞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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