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의 매각이 또 다시 실패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각자 측과 인수자 측의 가격협상 난항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각가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2차례(2012·2015년)에 이어 이번에도 매각에 실패하면서 업계에서는 매각가를 대폭 낮추지 않으면 향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일 장 마감 후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4월1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주식회사와 지분매각 계약 체결을 위한 세부협의를 진행했으나,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LS네트웍스 역시 이 같은 내용을 이날 공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G&A사모투자전문회사(PEF)로 3423만9190주(84.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G&A PEF는 LS네트웍스가 지분 98.8%를 소유하고 있는 구조이다. LS네트웍스는 그간 이베스트투자증권에 470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매각은 어느 때보다 성사 기대감이 높았다. 아프로 측의 인수의지도 강했지만 LS네트웍스도 2015년과 2016년 각각 684억원, 5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개선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가격 문제로 이견을 보이며 협상은 결렬됐다. 물론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아프로 측의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우려도 있었지만 가격협상에서 양측의 시각이 엇갈렸던 영향이 더 컸던 모양새다. 실제로 협상주체 측 관계자는 “협상과정이 계속 이어졌지만 가격 등 여러 가지 조건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은 맞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세부사항 조정 중 (의견이 맞지 않아) 협상을 결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프로 측은 인수가를 대폭 낮춰 3000억원 중반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그간의 매각 시도에서도 가격 측면에서 시장의 눈높이와 차이를 보여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맥락이 이어지며 발목을 잡았다며, 향후 관건은 매각자 측이 얼마나 눈높이를 낮추느냐에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LS네트웍스는 그간 이베스트증권에 대한 투자(약 4700억원) 대비 손해 보는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5배 수준으로 업계 평균(0.6배) 대비 고평가돼 있다는 문제를 줄곧 제기해온 터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특별히 사업모델이 특화돼 있지 않고 대부분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재차 매물로 나오더라도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며 “높은 가격으로 팔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매각가를 15~20% 가량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세 번째 매각에 실패하는 것인데 보통 그렇게 되면 직전 매각가보다 15~20% 정도 낮추는 조정이 있는게 일반적”이라며 “가격조정이 없이는 향후 매각재개 시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매각이 또 다시 실패했다. 매각 측과 인수자 측이 가격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면서다. 업계에서는 향후 재매각에 나설 경우 가격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권준상 기자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