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최근 중형차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며 한국지엠 판매에 효자 노릇을 하던 '올 뉴 말리부'에서 천장 누수 문제가 수십건 발생하면서 한국지엠의 이미지를 실추 시키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사이트를 통해 말리부의 천장 누수 영상이 공개되면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한국지엠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최소한 자사 홈페이지 등에도 공지하지 않고, 조용히 피해차량만 부품을 교체하겠다는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지난해 출시한 올뉴말리부의 차량 뒷유리 상단에 위치한 'LED 후방보조제동등' 등에서 물이 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불량이 발생했다. 최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말리부의 천장 누수를 겪은 고객들이 불만을 호소하는 글이 수십건 올라오고 있다. 현재 알려진 피해자만 40여건이 넘고, 빗속이나 고속세차장 등의 환경에 처하지 않았던 차주를 포함하면 피해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올뉴말리부에서 발생한 천장 누수로 차량 내부에 물이 고여있다. 사진/보배드림
자동차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국지엠 올뉴말리부 누수 사진. 사진/보배드림
말리부의 누수는 차량 지붕과 뒷유리를 연결하는 부분에서 발생해 차량 천장과 시트 피해, 얼룩문제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말리부 고객인 A씨는 지난달 천장 누수 문제로 인해 개선부품을 장착했음에도 비가 오자 트렁크에 여전히 물이 차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럼에도 한국지엠측은 피해가 발생한 고객에게만 부품을 교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측은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사례가 40여건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객 전체에 해당 상황을 알리고 무상수리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말리부 고객들은 언젠가 있을지 모를 누수와 2차 피해 등의 가능성을 알고도 차를 타야하는 위험을 떠안게 됐다.
특히 한국지엠이 정한 누수 피해 수리 기준이 까다로운 탓에 누수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수리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 천장에 얼룩이 없거나 실내에 물기가 있는 상태가 아니면 수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고무 실링 처리된 볼트와 너트 등 부품 교환도 일부 서비스센터에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지엠 올뉴말리부의 천장 누수로 차량 내부에 얼룩이 발생했다. 사진/뽐뿌
한국지엠 관계자는 "말리부 생산 초기 모델 일부에 한해서 누수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어제 기준으로 약 40여건에 이른다"며 "서비스 센터 방문시 이 문제를 조치해주고있으며 고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누수 현상이 안전운행에 지장을 준다면 바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지엠 말리부 차량에 대해 구체적으로 리콜 조치를 검토한 바는 없지만 누수문제로 인해 운전자들의 안전운행에 지장을 준다는 정황이 확보되면 정식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천장 이음새를 타고 들어온 물기는 에어백 배선으로 스며 오작동 가능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자동차 전자제어 전문가는 "누수 현상이 치명적 결함으로 이어질 연관성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며 "천장 이음새를 타고 들어온 물기는 에어백 배선 등으로 타고 흘러 차량 엔진을 제어하는 ECU(전자제어장치 ) 오작동 가능성을 키우는 중대결함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앞서 타사에서도 비가 세는 자동차 논란이 크게 일어났는데 이 때도 가장 문제가 됐던것이 ECU로 물이 세 들어가 오작동을 일으키고 에어백 경고등이 켜지는 등 문제가 발생해 에어백이 먹통이 되고, 엔지이 갑자기 멈추는 등 치명적 오류가 발생한 사례도 있기에 관가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 올뉴말리부. 사진/한국지엠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