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쿠쿠전자(192400)가 브루나이와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한다. 이후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에도 도전한다.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2년만에 정수기 렌탈 계정 10만을 돌파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는데 따른 자신감에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는 최근 브루나이와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했다. 브루나이와 싱가포르에 수출계약을 완료하고 법인 설립과 브랜드샵 오픈을 마친 상태다. 브루나이에서는 렌탈 사업에 시작했고, 싱가포르에서도 곧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지리적·환경적으로 수자원이 부족한 대표적인 물부족 국가로 알려졌다. 국내렌탈업계 1위업체인 코웨이는 브루나이와 싱가포르 진출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정수기 렌탈이 생소한 동남아 현지에 쿠쿠전자가 의욕적으로 도전하는 것은 말레이시아 시장서 얻은 자신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실 쿠쿠전자보다 먼저 말레이시아에 정수기 렌탈 및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코웨이(021240)였다. 코웨이는 현지에서 생소한 '렌탈 시스템'을 도입하고 방문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업 초기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2006년 처음 진출한 이래 꾸준히 관리계정과 매출액을 늘리며 지난해 14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쿠쿠전자는 코웨이가 닦아놓은 말레이시아 시장에 2015년 3월 진출했다. 코웨이가 말레이시아 진출 6년만에 달성했던 성과 (13만9000계정)를 단 2년만에 달성했다. 이를 두고 쿠쿠전자는 "현지 시장의 선두 업체와 같은 기간을 비교했을 때, 3년이나 앞서 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쿠전자는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브루나이와 싱가포르 시장에 도전한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국내 렌탈업계로는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쿠전자는 정수기 판매인력과 설치 및 사후관리 담당 서비스 인력의 이원화를 추진하는 등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판매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해외시장 진출이 더 주목되는 것은 보수적인 사업전략을 가진 쿠쿠전자가 밥솥분야 외에서 독자적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쿠쿠전자는 국내 밥솥 시장에서는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나머지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신시장을 개척한 적은 없다. 쿠쿠전자의 주요 판매품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라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밥솥 라이벌
쿠첸(225650)이 전기레인지 렌탈을 처음으로 시작하며 도전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쿠전자는 리스크를 안고 시장에 도전적으로 진출하지는 않되, 성장성이 검증된 시장에 대해 영리하게 진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쿠쿠전자의 브루나이와 싱가포르 및 동남아시아 진출에 대해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오가고 있다. 한국형 렌탈 시스템을 해외에 적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웨이는 의욕적으로 진출했던 일본과 이탈리아 법인을 철수한 바 있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렌탈 시스템은 현지 사후관리 서비스 및 인력 관리와 문화특색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매우 많은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