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환경부가 준비중인 전기차 보조금 지급체계 개정안의 윤곽이 잡혔다. '낡은 기준'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10시간 이내 완속충전'을 바꾸는 등 전기차 확산에 더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기준이 바뀌면 테슬라나 비야디(BYD)처럼 국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했던 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19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보조금 지급체계 개정에 대한 연구는 현재 마무리 단계이며 관련 업체들과 최종적으로 의견을 조율중인 상황이다. 앞서 환경부는 한국생산성본부에 '전기차 보조금 체계 및 보급대상 평가규정 개정안 마련'에 대한 연구를 의뢰한 바 있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10시간 이내 완속충전 가능'이라는 기존 지급규정을 바꾸고 차종에 관계없이 전기차 한 대당 지급되는 환경부 국고보조금 1400만원의 '정액지급' 여부도 개선할 방침이다. 차종에 따라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차등 지급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지급체계가 개정되면 전기차 보급 확대를 가로막았던 10시간 이내 완속충전이라는 기준이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환경부가 적용중인 10시간 내 완속충전 가능 여부는 지난 2012년 3월에 제정된 보조금 지급 규정으로, 이 기준에 맞춰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 용량이 70킬로와트시 이내여야 한다. 이 기준을 충족할 시 전기차 구매자는 환경부에서 1400만원과 지자체의 추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는 보통 1회 충전시 주행거리로 성능이 비교되는데, 전기차들의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해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며 배터리 성능이 개선되고 1회 충전시 주행거리도 늘어났지만 정작 전기차 보급 주체인 환경부에서는 오래된 기준을 적용해온 것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EV나 쉐보레의 볼트EV 등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긴 하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나 비야디의 경우 국내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 받을 수 없다. 올해 초 국내에 진출한 테슬라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378km에 달하는 모델S 90D를 내놨지만 완속충전 시간이 10시간을 초과해 보조금 지급이 불가한 상황이다.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중국의 비야디 역시 지난해 'e6 400'모델로 국내 출시를 시도했으나 보조금 지급 기준에 가로막혀 출시를 포기한 바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체계 개정안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10시간 이내 완속충전이라는 기준을 바꾸는 것이 핵심인 만큼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아직 최종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말을 아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