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사장, 2년 연속 최대 실적 '히든카드' 주목

5월 실적 부진 취임 후 첫 고비…'클리오'로 소형 해치백시장 붐 일으키나

입력 : 2017-06-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취임 1년 3개월에 접어든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이끌기 위한 히든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해 그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며 르노삼성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박 사장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이끌기 위해 신차 카드를 적절한 타이밍에 던지기 위해 저울질이 한창인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지난해 1989년 자동차 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최고의 해’를 보냈다. 4월 사장으로 취임했고, 내수(11만1101대)와 수출(14만6244대)에서 총 25만7345대를 판매해 2015년 대비 판매량이 12% 수직 상승했다. 덩달아 실적도 상승해 매출 6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에 르노삼성은 전 직원에게 400%의 생산성 격려금과 500만원 상당의 초과이익분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의 최대 실적을 이끈 차는 박 사장이 애정을 쏟은 SM6다. 박 사장은 부사장 시절 르노삼성의 모회사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최고경영자까지 설득해 SM6라는 이름을 짓고, 마케팅을 지휘했다. SM6는 출시 이후 지난해에만 판매 목표치인 5만대를 뛰어넘는 5만747대가 팔렸다. 박 사장의 또 다른 성공작인 QM6도 선전하며 르노삼성의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박 사장은 올해 들어 생산·판매 현장을 찾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해까지 이어가기 위한 박 사장만의 ‘스킨십’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런 르노삼성이 박 사장 취임 이후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지난 5월 내수 판매에서 쌍용차에 밀려 완성차 업계에서 꼴찌로 밀려났다. 전체 판매에서도 지난해 5월과 비교해 14.9% 하락한 2만517대를 기록했다. 특히 소형 해치백 ‘클리오’ 출시가 9월로 미뤄지면서 르노삼성의 판매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을 잡고 국내 완성차 업체 3위로 도약하겠다는 꿈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박 사장은 올 하반기 ‘클리오’와 전기차 ‘트위지’를 통해 반전은 물론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향한 공격적 마케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트위지는 올해 물량 1500대가 이미 완판될 정도로 대작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특히 9월 출시를 앞둔 클리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4000~5000대 판매를 목표로 세운 클리오는 소형 해치백 차량이다. 박 사장은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초대 사장이 된 뒤, 해치백 모델인 골프를 국내 시장에 들여와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르노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박 사장이 골프 신화를 이어갈 주역으로 클리오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폴크스바겐 인증 서류 조작 파문으로 지난해 7월 '골프' 판매가 정지된 이후 소형 해치백 시장은 침체기를 맞고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은 소형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없다. 현대차 i30도 해외와는 달리 국내에선 지난해 2263대 팔리는데 그쳤고, 올해 5월까지는 1811대 팔렸다. 이런 상황에서 ‘클리오’가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박 사장의 신차 카드가 주목받는 이유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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