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트럼프 압박에 미 가전공장 설립 확정

4300억 규모,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카운티 낙점…내년 초부터 세탁기 생산라인 가동

입력 : 2017-06-28 오후 10:30:00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4300억여원을 투입해 생활가전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삼성전자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윌라드 호텔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와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뉴베리 카운티에 가전공장을 설립한다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약 3억8000만달러(한화 약 4300억원)이며, 고용규모는 950명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공장에서 내년 초부터 세탁기 생산라인을 가동해 미국 현지 소비자의 수요와 선호도에 맞춰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가전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지속적인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3년 전부터 현지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해왔다고 설명했다. 후보지들을 대상으로 사업성을 비롯한 다양한 평가를 거쳐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공장 설립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뉴베리카운티가 ▲지역 내 숙련된 인재 ▲발달된 공급망 ▲운송망 인프라 ▲지역사회와 기업 간의 원활한 파트너십 부분에서 최적의 지역으로 결정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장 설립으로 업계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9월 북미의 대표적인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하면서 주택·건축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빌트인 가전 생산거점(미 캘리포니아 인더스트리 소재)을 확보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트랙라인(Traqline)’ 조사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가전시장에서 점유율 17.3%로 1위에 올랐다.
 
윤 대표는 “삼성전자는 40여년간 미국에서 가전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패밀리허브 냉장고, 플렉스워시 세탁기, 플렉스워시 건조기 등 소비자를 배려한 혁신적인 프리미엄 가전제품들로 미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이번 생산거점 확보를 계기로 미국에서의 사업 확장은 물론 글로벌 가전 트렌드를 선도하는 미국 소비자, 기술자, 혁신 기업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설명과 달리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공장 설립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에 따른 수용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해외로 나간 미국기업들은 물론 미국시장을 누비는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거점 설립을 통한 고용 증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등이 해당된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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