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기자]
LG전자(066570)가 대형 상업용 에어컨인 ‘칠러(chiller)’ 시장의 세계 1위 공략에 나선다. LG전자는 칠러 사업을 공조 사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연평균 10% 이상 성장률을 달성할 방침이다.
박영수 LG전자 칠러BD담당 상무는 지난 27일 경기도 평택 칠러 사업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LG전자는 소형 에어컨에서 대형 칠러까지 냉난방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국내 유일의 종합 솔루션을 갖춘 전문회사”라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개발과 역량을 바탕으로 LG전자를 글로벌 1등 칠러 브랜드로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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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직원이 27일 평택 칠러 사업장에서 칠러의 열교환기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칠러란 냉수를 이용해 공항, 쇼핑몰 등 초대형 건물이나 원자력 발전소 등 대형시설의 냉난방을 책임지는 공조시설이다. 세계 칠러 시장은 캐리어(Carrier), 트레인(Trane), 요크(York) 등 미국계 4개 기업이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공조전문 조사기관인 BSRIA에 따르면 세계 공조 시장 규모는 800억달러 수준이며 이 가운데 칠러 시장 규모는 약 140억달러(약 16조원)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 LS엠트론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칠러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주에 있던 칠러 공장을 평택으로 확대 이전하는 데 2000억원을 투자했다.
LG전자는 50년간 축적해온 에어솔루션 역량을 기반으로, 칠러 사업에서도 제품 설계부터 생산, 유지보수까지 가능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15년 무급유(無給油) 기술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에어베어링 무급유 인버터 터보 냉동기’ 및 ‘마그네틱 무급유 인버터 터보 냉동기’도 선보였다. 무급유 기술은 대형 모터가 회전할 때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아 제품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LG전자는 칠러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은 물론 관련 기술까지 100% 국산화시켰다. 부품과 기술을 국산화하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부품 조달이 빨라 고객들에게 안정된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국산화의 경쟁력은 사업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하남시 소재 아시아 최대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하남,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한국전력공사 나주본부 등에 LG전자의 칠러 제품이 설치됐다. 해외에서는 프랑스 부이그 본사,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복합발전소,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등에 공조 솔루션을 공급했다.
LG전자는 향후 해외 거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중국,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아의 베트남, 필리핀 등이 우선적인 목표다.
이상민 에어솔루션 B2B 해외영업담당 상무는 “LG전자는 자사 또는 연계 파트너가 인프라를 갖춘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