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법원이 개천절 10대 미만의 차량을 이용한 소규모 집회를 허용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는 30일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새한국) 관계자 오모 씨가 서울 강동경찰서의 옥외집회 금지 처분에 대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회원들이 19일 서울 마포구 유수지 주차장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차량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씨는 개천절에 차량 9대 이내를 이용해 9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다가 강동경찰서로부터 금지 통고를 받자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신고한 인원, 시간, 시위 방식, 경로 등에 비춰 감염병 확산 또는 교통 소통의 방해를 야기할 위험이 객관적으로 분명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함께 신고한 9월26일자 집회는 신고한 대로 정상 개최됐다"며 "집회 자체에 공공의 안녕·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거나, 집회로 인해 수반될 수 있는 추가적인 행정력이 경찰 측의 능력 범위를 넘는 용인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 측은 대규모 불법집회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나, 제출한 소명자료들만으로는 단정하기 어렵다"며 "뿐만 아니라 집회가 신고내용과 달리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집회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원천봉쇄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본안인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 취소 소송 사건의 판결 선고일까지 옥외집회 금지처분은 효력이 정지된다.
다만 재판부는 감염성 확산 또는 교통 방해 우려를 고려해, 집회 조건을 내걸었다.
집회 조건에는 △집회 참가자의 이름·연락처·탑승 차량번호를 피신청인에게 교부해야 하며, 집회 시작 전 목록에 기재된 참가자와 차량의 동일함을 확인받아야 한다 △집회 물품을 집회일 전날까지 퀵서비스 등을 이용해 비대면 방식으로 교부해야 하고, 집회 전후로 일체 대면 모임이나 접촉이 있어서는 안된다 △차량 내 반드시 참가자 1인만이 탑승해야 한다 △참가자들은 집회 도중 창문을 열지 않고 구호를 제창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