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폭우와 장마에 가전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년 내리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제습기 시장은 줄었지만, 이달초부터 장마전선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폭우가 동반되는 가운데 제습기를 찾는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폭우가 이어지면서 제습기 제조업체인 위닉스를 필두로 LG전자 등이 공격적인 판매 마케팅에 돌입했다. 유통업체들도 앞다퉈 제습기 판매에 돌입했다.
제습기 시장은 지난 2013년 130만대 규모까지 성장하며 한때 '여름 필수 가전제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4년부터 내리 3년여간 마른장마가 이어지며 그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013년 제습기가 불티나게 팔려나가자, 1년 뒤인 2014년 수십개 업체가 제습기를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마른장마로 제품 판매가 저조하자, 대부분 시장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닉스(044340)와
LG전자(066570)만이 신제품 출시를 알리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위닉스는 :"이번 신제품은 지난해보다 54% 상향 조정된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기준을 통과했다"고 설명이다. 열교환기와 컴프레서 등을 업그레이드해 소비전력과 제습효율을 개선시켰다.
위닉스는 지난 2013년 제습기 시장이 급팽창하자, 전년에 비해 5배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그 이후 제습기 시장이 다시 개화되길 고대하고 있다. 위닉스 관계자는 "지난주말부터 비가 많이 내려 습도가 높아지자 제습기 판매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주말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제습기를 찾는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에너지효율을 개선한 제품을 내놨다. 16리터의 제습기 2종(DQ167PSC·DQ167PLC)은 소비전력이 215와트(W)에 불과하다. 독자 개발한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해 습도를 빨아들이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마트는 제습기 전체 매출의 70%이상을 차지하는 16리터 용량의 제습기 제품을 4000대 규모로 준비하고 할인판매를 시작했다.
한편 일부업체들은 의욕적으로 시장에 진출했지만 실제로 판매가 저조했던 2014년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다.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기존의 제품으로 대체해 판매하거나 아예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유위니아(071460)는 올해 5월 16리터 제품 2개 모델을 출시하고 판매 중이다. 제습기 출시 행사는 별도로 열지 않았다.
신일산업(002700)의 경우 신제품 출시 없이 지난해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SK매직은 "제습기 출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에 너도나도 제습기를 출시해 경쟁이 치열했고, 날씨에 좌우되는, 부침이 많은 시장에 진출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마전선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지난 2일 서울 한 백화점 가전제품 매장에서 고객이 제습기 등 여름 가전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주요 가전 업체들은 장마기간을 앞두고 제습 기능을 갖춘 제품들의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