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열 예방' 무색…일요일 전산휴무 첫날 쏟아진 불법 보조금

방통위 조사기간에도…갤S8 28만원·G6 32GB 19만원

입력 : 2017-07-03 오후 2:35:47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이동통신 3사가 일요일 전산휴무 첫날에 불법 보조금 경쟁을 벌였다. 지난 5월 초 황금연휴와 같은 대란 수준은 아니었지만 전산휴무 첫날부터 경쟁이 벌어졌다. 
 
서울 용산 전자상가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보조금 경쟁은 전산휴무를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부터 조짐을 보였다. 이날 출시된 LG전자(066570)의 G6 32기가바이트(GB) 모델과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8에 보조금이 집중됐다. 이날부터 지난 2일까지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와 네이버밴드 등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특정 이통사로 번호이동시 갤럭시S8을 할부원금 28만원에 판매한다는 글들이 게재됐다. 69요금제를 6개월간 유지하고 현금으로 완납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다른 이통사로 번호이동하면 갤럭시S8은 20만원에 판매됐다. 갤럭시S8의 출고가가 93만5000원임을 감안하면 6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지급된 셈이다.
 
G6 32GB는 기기변경을 할 경우에 주로 보조금이 지급됐다. 기기변경할 경우 G6 32GB는 22만원, 19만원 등의 가격에 팔렸다. 59요금제나 69요금제를 6개월간 이용하고 현금으로 완납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G6 32GB는 지난달 30일 출고가 81만9500원에 출시됐다. 이통 업계 관계자는 "5월초 황금연휴 대란과 비교하면 기기변경에도 보조금이 실렸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5월보다 보조금의 규모는 작지만 30일을 기점으로 2일까지 집중됐다"고 말했다. 이통사를 변경하지 않는 기기변경에도 보조금이 반영되면서 번호이동 수치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달 30일은 1만5976건, 1일은 1만5915건을 각각 기록했다.
 
이통3사는 최근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주도로 구성한 '이동통신시장 상생을 위한 TF'를 통해 기존 둘째, 넷째 일요일에 하던 전산휴무를 매주 일요일로 확대 시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시장 과열을 예방하고 판매점 직원들의 휴식을 보장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시행 첫날부터 보조금 경쟁이 벌어져 당초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방송통신위원회가 8월말까지 불법 보조금 지급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기간 중에 보조금 경쟁이 벌어져 실태조사의 실효성마저 의심케했다. 
 
방통위는 최근 KT와 LG유플러스에 서면으로 시장과열에 대해 주의할 것을 경고한 바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전반적으로 시장 과열 상태는 아니다"며 "시장과열이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면 각 이통사에 구두나 서면으로 경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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