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임자에 대한 시도교육청별 징계 절차가 앞다퉈 진행되는 가운데 전교조 중앙집행위원들이 새 정부에 즉각적인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는 3000배를 시작했다.
전교조 집행위는 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4일까지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와 노동3권 쟁취를 위한 3000배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새 정부 출범 55일째, 전교조 농성 36일째인 오늘, 박근혜 국정농단세력의 전교조 탄압은 멈춰지지 않고 있다"며 "노동조합을 사수하고자 전임을 신청했던 경기도 교사 3명이 지금 이 시각 징계위원회에 불려 갔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교육청은 노조 전임활동을 이유로 휴직 신청을 한 전교조 전임자 3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들은 징계위원회에 참석하는 대신 회의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김재춘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노조 전임자에 대한 휴직 승인 여부는 교육감에 위임된 권한으로 이재정 교육감이 결단하면 휴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10월 박근혜 정부는 부당 해고된 교사 9명을 조합원으로 인정했다는 이유로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했다. 이에 지난해 노조 전임활동을 위해 휴직신청을 한 조합원 34명이 해고된데 이어 올해 또다시 조합원 16명이 중징계를 앞두고 있다.
아직까지 정부는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와 관련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전임자의 휴직 신청을 받아들인 서울과 강원, 전남 등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 전남도교육청은 전남지부 노조 전임자 2명에 대한 휴직을 허가했지만 며칠 뒤 교육부 요청에 따라 허가를 취소하기도 했다.
진보 성향의 김상곤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와 관련해서는 한걸음 물러서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전교조는 교육정책 파트너 중 하나"라면서도 법외노조 철회와 관련해서는 "대법원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 역시 원론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전교조 문제는 사회 통합을 가로막는 대단히 중요한 쟁점"이라며 "여러 차원으로 협의해 전향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두 후보자 모두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즉각적으로 행정부 권한으로 전교조의 '노조 아님' 통보를 철회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지난 5월29일부터 시작한 노숙농성을 확대하는 한편 광화문광장 3000배와 청와대 앞 1인시위를 통해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참가자들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 사직로에서 법외노조 철회 및 노동3권 쟁취 등을 촉구하며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