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태광(023160)그룹이 계열사 전반의 경영 부진을 티브로드 구조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뜩이나 유료 방송업계가 포화상태에 직면, 케이블기사 등 노동자들이 과열 경쟁에 내몰리는 마당에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방송·통신사업의 공공성을 저해된다는 지적이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태광그룹 실태분석 토론회'에서는 노동자 해고와 총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쟁점이 된 곳은 티브로드다. 티브로드 2016년 매출은 1조732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금융계열사 제외) 2조7740억원의 절반에 이른다. 하지만 티브로드는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유미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은 "티브로드는 태광의 알짜 기업이지만 최근 계열사 전반의 경영 부진을 티브로드가 돌파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최성근 희망연대 티브로드 지부장은 "티브로드는 공공성을 담보해야 하는 방송사업자인데,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저임금, 쥐어짜기, 각종 지표 압박에 시달린다"고 강조했다.
티브로드 노동자들은 하청업체와 2년마다 재계약을 반복,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연장근로수당 삭감에 따른 월 30~40여만원의 임금 하락과 가입자 확보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만 협력업체 노동자 51명이 해고되고 올해도 강제 명예퇴직 등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SK와 LG 등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자 티브로드 노동자들은 불만이 커졌다. 같은 유료 케이블방송·인터넷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가 5200명의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LG유플러스는 협력업체 비정규직의 지위를 협력업체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반면 태광은 감감무소식이다.
노동자들은 또한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이 2011년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4월21일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6억원을 선고받는 등 불법과 사익편취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형철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통투쟁본부 대표는 "태광은 2015년 기준 재계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 계열사가 11곳으로 가장 많고, 3세 경영권 세습을 위한 불법과 편법이 만연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티브로드와 관련된 티브로드홀딩스만 해도 이 전 회장과 아들 현준씨가 지분을 100% 소유한 가운데 해마다 매출의 절반을 내부거래로 얻고 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태광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노동자들의 문제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서비스의 안전성"이라며 "방송서비스의 안전성은 노동의 안정성이 담보되어야 하고, 노동자 문제를 계속 방치하면 서비스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태광그룹 실태분석 토론회'. 사진/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