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혼선에…혼란의 경유·답답한 LPG

입장 번복에 더딘 진행까지…업계 및 소비자 혼란 가중

입력 : 2017-07-10 오후 7:22:12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정부가 '친환경'을 에너지 정책 화두로 삼은 가운데 국내 주요 수송에너지인 경유와 LPG 관련 정책 움직임이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관되지 않은 경유와 좀처럼 진척 없는 LPG 관련 정책 방향성 확립에 업계와 소비자 모두 혼란과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경유는 정부 내 조율되지 않은 이견이 문제가 됐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오는 2030년까지 경유차를 완전 퇴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던 경유업계는 휘발유나 LPG에 비해 유리하게 적용 중인 세율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불안감이 증폭됐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기획재정부가 긴급 브리핑을 통해 '경유세 인상 계획은 없다'고 못 박으며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이달 6일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다시 경유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통해 기재부 입장을 뒤집었다. 기재부가 국내 경제정책과 예산 및 세제 등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지만, 국정기획자문위가 연내 '조세·재정개혁 특별위원회'를 통해 세제 개편안을 수립하기로 한 만큼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속된 저유가와 1분기 대비 낮아진 정제마진에 2분기 실적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정부가 입장을 명확히 해줘야 업계가 대응할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관되지 않은 경유와 진척없는 LPG 관련 정책 방향성 확립에 업계와 소비자 모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왼쪽)와 LPG 충전소 전경. 사진/뉴시스
 
반면 LPG업계는 더디기만 한 규제 완화책 마련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주축으로 환경부와 관련 업계 및 협회 등으로 구성된 'LPG연료 사용제한 제도개선 TF'가 네 번째 회의를 통해 상반기 내 규제완화 범위에 대한 1차적 결론을 도출하기로 했지만, 해당 회의는 열리지도 않고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환경성 검토를 이유로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탓이다. 조세재정연구원을 비롯한 4개 국책 연구원에서 최근 공청회를 통해 수송에너지별 환경비용을 발표했지만, 기존 산업부 분석 수치와 달라 내부 입장 정리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반인 구매가 제한적이었던 규제 폭을 35년여 만에 완화해 2000cc 이상 차량의 일반 구매를 허용함으로써, 해마다 커지고 있는 LPG 차량 감소폭을 줄여보려던 업계는 더딘 진척에 초조함과 피로감까지 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TF회의 결과가 나온다고 곧바로 규제 완화 관련 법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완화폭에 따라 완성차 업계에서 판매를 위한 차량 개발 시간도 필요하다"며 "국책연구원의 환경성 검토 결과가 나왔는데도 계속해서 시간을 끄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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