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은 지난 2013년부터 2003년 1분기를 기준으로 하는 ▲민생지수 ▲국민행복지수 ▲국민안전지수 등 3대지수를 개발, 매 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지난 9일 발표한 2017년 1/4분기 지수에 따르면 세계경제의 침체 등으로 인해 단기적인 국민 생활형편은 물론 장기적인 국민 삶의 질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생지수의 경우 문재인 정부들어 소폭 상승했다. 다음은 국가미래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1/4분기 민생지수, 국민행복지수, 국민안전지수 동향을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
민생지수 소폭 상승…실질주가 상승이 긍정요인 작용
민생지수는 민생에 중요한 ▲고용구조 ▲ 고용의 질 ▲실질소득 ▲실질주택가격 ▲주가 등 5개 항목을 긍정요소로, ▲식료품비 ▲주거광열비 ▲기타소비지출 ▲교육비 ▲비소비지출 ▲실질전세가격 등 6개 항목을 부정요소로 구성하고 가중치를 부여해 지수를 산출한다.
2017년 1분기 민생지수는 94.10(기준치 2003년 1분기=100.0)으로 전 분기(2016년 4분기)의 93.60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5년 1분기 이후 연속 8분기 동안 하락세를 보이다 처음으로 반등세로 전환된 것이다.
전 분기와 비교해 긍정적 요소 중 고용률, 상용/임금근로자 비중, 실질주식가격이 상승했고, 실질식료품비나 주거광열비, 교육비 전세가격 등 부정적 요소 항목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긍정적 요소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실질주가 상승이었다. 물론 긍정적 요소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움직임이 있었다. 실질소득이나 실질주택가격 등은 하락해 지수 상승을 붙잡았지만 큰 영향은 미치지는 못했다. 반면 부정적 요소들은 전반적으로 감소해 지수상승을 도와 결과적으로 민생지수를 상승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시점별로 2008년 1분기(노무현 정부 말)와 2017년 1분기를 비교하면 긍정적 요소에서 고용률, 상용근로자/임금근로자 비중, 실질소득, 실질주식가격은 상승했지만 실질주택가격은 하락했다. 부정적 요소에서 실질주거광열비와 실질교육비는 하락했지만, 실질식료품비, 실질기타소비지출, 실질세금, 실질전세가격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과적으로 2008년 1분기지수가 98.43을 기록해 2017년 1분기의 94.10보다 높았다.
2013년 1분기(이명박 정부 말)와 2017년 1분기를 비교해 보면 긍정적 요소에서 고용률, 상용근로자/임금근로자 비중, 실질소득, 실질주식가격은 상승했지만 실질주택가격은 하락했다. 부정적 요소에서 실질주거광열비와 실질교육비는 하락했으나 실질식료품비, 실질기타소비, 실질세금, 실질전세가격은 상승해 전체적으로는 2013년말 지수는 101.24를 기록해, 지난 1분기보다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 동기인 2016년 1분기(지수 96.18)와 비교해도 금년 1분기가 낮았다.
민생지수의 추세는 단기적으로 지난 2015년 1분기에서 2016년 4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2017년 1분기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2분기 100.11을 기록한 이래 기준선(2003년1분기)인 100에 미달하는 상황이 11분기 째 지속되고 있어, 확실한 반전 여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행복지수 대폭 하락…주거지수 하락이 지수 하락세 주도
국민행복지수는 3개의 대항목(경제성과 및 지속가능성, 삶의 질,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 20개의 중항목, 34개의 소항목으로 구분하고, 이들 34개 소항목들을 가중 평균해 산출하고 있다.
2017년 1분기 국민행복지수는 115.75로 전 분기 125.87에 비해 10.12포인트나 낮아졌고, 전년 동기인 2016년 1분기 133.97에 비해서도 18.22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경제 불안 등을 이유로 2017년 1분기 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2016년 1분기와 비교해 부정적 요소인 1인당 가계부채, 소비자물가지수, 생활물가지수의 증가와 긍정적 요소인 주거지수가 감소했다. 국민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성과 및 지속가능성의 인당 유형고정자산, 인당 실질최종소비, 인당 교양오락비를 올리고, 인당 정부부채나 가계부채를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초로 지수산출(2003년 1분기) 이후 동향을 보면 카드대란 당시인 2003년 3분기에 67.36으로 나타났고,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4분기에 110.60까지 상승했다.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2016년 2분기 135.13을 정점으로 큰 폭으로 곤두박질 쳐 2017년 1분기 115.75까지 하락했다.
정권별로 지수를 비교하면 노무현 정부(2003년 2분기~2008년 1분기)의 평균은 88.57로 이명박 정부(2008년 2분기~2013년 1분기)의 평균인 104.84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2013년 2분기~2017년 1분기)의 평균은 123.95로 이명박 정부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분기의 민생지수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국민행복지수가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지수측정에 사용되는 산출 요소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행복지수는 장기적이면서 종합적으로 국민행복의 추세를 나타내는 지수다. 반면 민생지수는 단기적으로 국민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변수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살림살이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 산출되는 체감지수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상반된 방향을 보인다.
이번 2017년 1분기 민생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민생지수의 주요 상승요인들인 고용률, 상용/임금근로자 비중, 실질주식가격 등 긍정적 요소들이 상승하고 부정적 요소 항목들이 전체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행복지수에는 반영되지만 민생지수에는 반영되지 않는 요소들도 많다. 삶의 질에 속하는 건강, 교육, 환경, 문화나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 부문의 중산층 비중, 소득분배, 사회 안전, 부패와 신뢰수준, 자연재난·재해안전, 식품안전, 노후안정 등은 단기적으로 변화하기 어렵고, 장기적 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은 민생지수 산출에는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국민안전지수는 전년과 큰 차이 없어…자연재난·재해안전이 영향
범죄나 자살, 또는 재해 및 식품안전 등의 국민생활안전 정도를 나타내는 국민안전지수는 2017년 1분기에 118.54를 기록해 지난해 118.63에 비해 0.09포인트 하락하고, 2015년도에 비해 0.7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지수는 국민행복지수의 항목 중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 부문’의 대항목에서 ▲사회안전 ▲자연재난·재해안전 ▲식품안전의 중항목을 발췌해 산출한 것이다. 국민안전을 위해서는 사회폭력 등의 사회 안전과 홍수, 태풍, 대설 등에 의한 자연재해안전, 불량식품 등 식품 안전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3대 항목의 시사점을 분석해보면 사회 안전지수의 경우 2006년까지 상승 추세를 보인 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2010년 반등해 2012년 103.67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7년에 103.14를 기록했다.
자연재난·재해안전의 경우 2006년 일시적이 하락이 있었지만, 2003년 이후 2017년까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자연재난·재해안전의 흐름이 국민안전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커 보인다. 식품 안전지수는 2017년까지 큰 변화 없이 횡보하고 있다.
장기적인 추세로 보면 사회 안전 및 안정지수는 상승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범죄율지수는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2015년 이후 횡보하는 추세다. 이혼율지수는 2011년 이후 하락하는 추세지만, 그 정도는 미미하다. 자살률지수는 2006년의 단기간 악화를 제외하고,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연재해와 재난지수는 2006년 일시적 하락을 제외하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식품안전지수는 2004년 일시적인 하락을 제외하고는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안전지수를 시점별로 보면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118.65까지 개선되다가 이명박 정부 2년차인 2009년 115.96까지 떨어졌고, 이후 상승세로 전환, 이명박 정부 마지막해인 2012년 117.07까지 올랐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출범 후 3년만인 2015년에 119.31로 최고점을 기록하였다. 2017년은 118.54로 2016년 대비 0.09포인트 하락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6월4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총리실은 "이번 방문은 이 총리가 지난 2일 서울총리공관에 입주함에 따라 인근에 있는 우수 전통시장을 방문해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시장 상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국가미래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