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한그릇, 생닭값의 12배…소비자 뿔났다

기본이 1만5000원…"서민이 먹기에 너무 비싸"

입력 : 2017-07-12 오후 3:49:1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복날 대표 음식인 삼계탕 가격이 치솟고 있다. 삼계탕 한 그릇이 생닭 산지 가격보다 10배 이상 비싸게 팔리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초복인 12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시내 유명 삼계탕 식당에서 판매되는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평균 1만5000원 안팎이었다.
 
서울 효자동의 삼계탕 맛집으로 유명한 T식당에서는 가장 저렴한 일반삼계탕이 1만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집은 2012년에는 같은 메뉴를 1만3000원에 판매했다. 약 5년만에 20% 넘게 가격이 오른 것이다. 일종의 프리미엄 메뉴인 산삼을 넣은 삼계탕은 2만2000원, 산삼을 넣은 오골계 삼계탕은 무려 2만9000원이나 한다.
 
광화문역 인근의 K삼계탕에서도 기본 삼계탕 가격은 1만5000원이다. 산삼과 전복을 넣은 오골계탕은 3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 외에도 광화문 인근 H식당에서도 일반 삼계탕을 1만5000원에 판매하는 등 서울 시내의 식당 대부분이 비슷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삼계탕의 원재료인 생닭 가격은 최근 하락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8일 기준 생계 산지 가격은 1㎏당 1260원에 불과하다. 삼계탕 가격의 12분의1이다.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이 멈추면서 5월 2400원까지 올랐던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도축을 마친 도계 가격은 7일 기준 1㎏당 2767원이다.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의 20%가 채 되지 않는다.
 
식당에서는 생닭 가격 이외에도 각종 부재료와 매년 오르는 임대료, 인건비 등이 가격에 포함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비싼 값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식당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주부 A씨는 "대형마트에서 사면 생닭을 5000원에 살 수 있는데 왜 밖에서 2만원이나 주고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식구들과 집에서 삼계탕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도 "삼계탕이 닭 한마리의 10배 넘는 가격이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며 "서민들이 살기 힘든 세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초복인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집에서 직원이 삼계탕을 나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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