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캣 비리' 최윤희 전 의장, 항소심서 무죄

"올바른 처신 아니지만, 공소사실 모두 무죄"

입력 : 2017-07-13 오전 10:51:08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해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최윤희 전 합동참모의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천대엽)는 13일 뇌물수수와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의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 모두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력 가진 증거로 명확하게 증명되지 못했다. 모두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재판부는 피고인 처신이 올바르다고 보지는 않는다. 잘못한 부분이 있고 피고인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형사적으로 범죄로 인정하고 유죄로 판단할 증거는 그동안 소송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원심이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 전 의장의 2000만원 뇌물수수 혐의 관련해 "검사의 증거만으로는 최 전 의장 아들이 무기중개상 함모씨에게 2000만원 받은 것이 사업 투자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이것이 최 전 의장 직무와 관련돼 받은 뇌물이라고 확정하기 어렵고 최 전 의장이 아들이 돈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허위 시험평가서 작성 혐의 관련해서도 "일부 사실과 달리 기재된 부분이 있지만, 시험평가서에서 정한 실물평가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항목을 미달이나 부적합으로 기재해야 하는거 아니다. 유사 자료 등을 통해 평가 기준을 만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충족이나 적합으로 기재할 수 있다. 이때 합리적인 실무관 재량도 고려해야 한다"며 "실물평가가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거나 제대로 기재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시험평가서를 당연히 허위로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부는 함씨에게 사업 편의를 봐주고 73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정홍용 전 국방과학연구소장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최 전 의장은 해군참모총장이던 2012년 해군 해상작전헬기 도입 사업 과정에서 '와일드캣'이 해군의 작전요구 성능을 모두 충족했다는 내용의 허위 시험평가서를 해군본부 시험평가단장 등에게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최 전 의장은 해상작전헬기 기종 선택에 도움을 준 대가로 2014년 9월 무기중개상 함씨로부터 아들의 사업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해상작전헬기 등 자신이 중개하는 방위사업 관련해 금품 로비를 벌인 함씨는 최 전 의장 등 관계자 4명에게 2억1700만원을 공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은 뇌물수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최 전 의장에게 징역 1년, 벌금 4000만원, 추징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방위사업 비리 혐의로 기소된 최윤희 전 합참의장이 지난해 6월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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