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국내 화장품 원료 및 성분 공개를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는 19개 화장품 제조·판매회사들이 식약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정보공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18만여 품목에 달하는 화장품 품목별 원료를 내용으로 하는 공개 대상 정보는 법인 등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빅데이터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지니는 별개의 정보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원고 회사들이 각 화장품에 사용하는 원료나 그 원료를 배합하는 경향, 특정 원료의 대체 관계 등은 원고 회사들의 생산기술의 하나로서 원고들이 상당한 노력과 자금을 투자해 얻은 영업상 비밀"이라며 "공개 대상 정보는 이런 영업상 비밀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정보이므로 '타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함이 유리한 사업활동에 관한 일체의 정보' 또는 '사업활동에 관한 일체의 비밀사항'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개 대상 정보는 원고들의 생산기술에 밀접한 것으로 이것이 공개되면 경쟁 업체가 생산기술을 엿볼 수 있어 원고들이 투자한 노력과 자금이 무위로 돌아가 불리한 지위에 설 수 있다"며 "반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보를 구성하는 개별 화장품의 '전 성분 정보'가 이미 공개돼 있으므로 '전 성분 정보'가 통합돼 공개되지 않는 데 그친다"며 "따라서 공개할 이익보다 공개하지 않고 원고들의 영업상 비밀을 보호할 필요가 크다"고 판시했다.
앞서 김모씨는 지난해 9월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에게 한국 화장품 안정성을 알릴 목적으로 식약처가 보유한 '화장품별 원료 및 성분 데이터', '화장품 원료 성분 표준명별 영문명' 등을 공개할 것을 청구했다. 이에 한 차례 비공개 결정을 한 식약처는 김씨가 이의신청을 하자 정보를 공개했다. 이에 화장품 회사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