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K뱅크와 관련해 인가 심사과정에서 금융당국이 K뱅크의 주주
우리은행(000030)을 대상으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16일 K뱅크 최대주주인 우리은행이 금융위원회의 K뱅크 인가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 못해 예비인가 탈락사유임에도 당국은 유권해석 통해 합법으로 둔갑시킨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법과 은행업 감독규정 등에 따르면 신설될 은행 주식의 10%를 초과해 보유하지는 않으나 4%를 초과해 보유한 최대주주는 은행법 시행령의 요건들을 충족해야만 한다. 이번에 문제라고 지적한 부분은 '해당 기관에 적용되는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으로서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고 해당 기관이 속하는 업종의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의 평균치 이상일 것'이라는 조항이다.
김영주 의원은 "K뱅크 예비인가 심사 당시(작년 6월 기준)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14%로 8%는 넘었지만 국내은행의 평균인 14.08%(당시 잠정치, 확정치는 14.09%)에 미치지 못했다"며 "금융위가 K뱅크의 은행업 인가에 있어 명백한 탈락사유를 유권해석을 통해 합격으로 둔갑시켜 특혜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법리적 해석 절차를 거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장 변화를 반영해 단기 실적보다는 오히려 3년 간의 재무적정성 평가를 통해 더 엄격한 심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당시 우리은행의 최근 3년간의 BIS비율(14.98%)은 국내은행 3년 평균치(14.13%)를 상회해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감독규정 해석에 약간의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당시 내부 정식 절차를 받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며 "당시 우리은행의 3년치의 재무상태를 검토한 결과 총자본비율이 국내 은행들의 평균을 상회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기준을 두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역시 당시 우리금융지주사 합병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BIS비율이 악화돼 법령상의 취지에 더 적합한 재무상태를 점검 받을 수 있도록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11월 우리금융지주와의 합병 과정에서 우리카드, 우리종금 등 계열사 합병을 통해 신용·운영 위험가중자산이 14조9000억원 늘어났다. 이같은 영향에 따라 BIS비율이 14%를 기록해 은행업종 평균치를 하회했다. 그러나 합병영향을 제거할 경우 16.26%의 BIS비율을 기록해 평균치를 웃도는 상황이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업종 평균과 비교하는 합리적 방안에 대해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자문을 통해당국과 협의하고 법률 해석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K뱅크 인가 과정에서 우리은행 특혜 논란에 대한 해당 자료를 변호사와 교수들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특혜를 준 것으로 확인했다"며 "금융위원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K뱅크 인가과정에 관여한 의혹이 있는지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16일 K뱅크와 관련해 인가 심사과정에서 금융당국이 K뱅크의 주주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