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씽크탱크(Think Tank)역할을 담당하는 경영연구소 기능이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사 산하 독립기관에서 은행 예하로 편입되거나 조직 연구부서를 일부 폐쇄하는 등 업무 효율화에 따른 연구소의 기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KEB하나·NH농협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 산하 독립 연구기관들은 부서형태로 운영되거나 은행 예하로 재편되면서 거시적 연구단체가 아닌 금융지주와 은행의 수익창출에 기여하는 연구조직으로 축소됐다. 또
우리은행(000030)의 경영연구소는 일부 부서를 폐쇄해 몸집을 줄이고 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핀테크 등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디지털화에 따라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이종산업간의 협업이 늘어나는 등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서 거시경제와 관련된 연구를 통한 사업활용도가 떨어지면서 연구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금융지주사들은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자회사인 금융연구소들을 지주사 또는 은행의 사업부서로 편입해 운영 중이다.
신한지주(055550)와 KB금융, 농협금융의 신한금융미래전략연구소와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NH금융연구소는 각 금융지주사 아래 부서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KEB하나금융지주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달 KEB하나은행 내 사내 독립기업(CIC)형태로 통합되면서 은행 내 독립 본부로 운영될 방침이다.
또한 우리은행의 경영연구소는 현재 국내 금융권 가운데 유일하게 독립법인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지난 5월 기존 전략·금융·경제·연구지원 등 4개의 연구조직 가운데 금융연구실을 폐쇄하고 현재 3개의 연구 부서로 규모가 축소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수익성 회복을 위해 인력감축과 점포 통·폐합 등 조직간소화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지 못 하는 금융연구기관에 대한 연구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맞다"며 "최근 빅데이터의 활용도가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업무 효율화를 위해 조직을 일부 재정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연구개발(R&D)과 경영연구소의 기능 축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금융지주사 뿐 아니라 다양한 업권에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연구소에 대해 연구부서를 조직으로 내부화 시키거나 축소하는 등 규모를 줄이고 있다"며 "미래의 먹거리나 현안 대응을 고려한다면 연구소 기능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씽크탱크(Think Tank)역할을 담당하는 경영연구소 기능이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달 KEB하나은행 소속으로 재편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모습.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