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우리나라가 빠르면 내년에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3만달러 시대에 들어섰을 때의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민생경제 지표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발전과 민생경제의 괴리'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2006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돌파했고 2018~2021년에는 3만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연구원이 주요 7개 선진국(G7)들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도달했을 당시 임금과 근로여건, 분배 및 사회복지, 청년 실업, 경제 고통지수 등을 분석해보니 괴리가 상당히 큰 것으로 드러났다. G7국가는 일본,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을 말한다.
먼저 법정 최저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에 있지만 선진국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낮았다. 한국의 법정 최저임금은 국민소득 2만달러였던 2006년 3100원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해 6470원까지 인상됐으며 내년에는 7530원까지 오른다. 그럼에도 작년 한국의 실질구매력 기준 시간당 최저임금은 5.8달러이며 G7 국가 평균(7.1달러)의 81.7% 수준으로 취약하다.
실질구매력 기준 평균 임금도 한국은 3만2399달러로, G7 국가 평균(3만9992달러)의 81.0% 수준이다. 근로시간의 경우 과거에 비해 개선을 이뤘지만 선진국에 비해 긴 편에 속해 추가적인 단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작년 한국 평균 연간 근로시간은 2069시간으로 G7국가평균 1713시간의 120.8% 수준이다. 한국의 연간 평균근로시간은 G7 국가 중에서 가장 긴 수준이며 2016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2번째로 노동시간이 많다.
실업에 대한 보호도 취약하다. 2014년 한국의 실업급여 순소득대체율은 10.1%로 G7 국가 평균(25.2%) 수준으로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현재수준에서 15.1%포인트 확대시켜야 한다.
분배와 사회복지에서는 조세·재정정책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보여주는 지니계수 개선율이 한국은 11.4%(2014년 기준)로 G7 국가 평균(31.5%)보다 20.1%포인트 낮았다. 소득재분배 기능이 미흡한 원인으로는 소득세 비중이 낮고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가 양호한 점 등이 지목됐다.
상대적 빈곤율은 다소 높은 수준이다. 2016년 상대적 빈곤율은 14.7%이며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은 46.5%로 매우 높아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 노인빈곤율의 경우 2013년 기준 49.6%로 OECD 회원국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
그나마 청년실업률은 9.8%(2016년 기준)로 G7 국가 평균(10.9%)보다 낮아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NEET족(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비율은 18.0%(2013년 기준)로 G7 국가 평균(14.5%)보다 3.5%포인트 높다. 이 밖에도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한 경제고통지수는 4.7포인트(2016년 기준)로 G7 국가 평균(8.5포인트)보다는 낮아 역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김수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성장 전략에 있어 지표상의 경제성장과 함께 국민의 체감 경제성장이 고려돼야 한다"며 "복지 지출의 양적인 확대와 함께 복지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계층에 집중될 수 있도록 복지의 질적인 효율성 증대를 동시에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빠르면 내년에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3만 달러 시대에 들어섰을 때의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민생경제 지표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