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기자] 폭스바겐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까지 '배출가스 조작 장치' 장착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제2의 폭스바겐 사태’로 확산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경부도 국내에 수입된 벤츠 차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벤츠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경쟁업체인 BMW보다 판매량이 1만대가량 앞서면서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판매 중단 등이 이뤄지게되면 판매량 감소는 물론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배출가스 조작 장치 장착 여부가 의심되는 국내에 수입된 벤츠 48종 차량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다임러그룹이 배출가스 조작 장치를 OM642와 OM651 엔진 탑재 차종에 설치한 것으로 보고 독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일간지 쥐트도이체이퉁(SZ)과 공영 WDR, NDR 방송 공동 탐사보도팀 등 독일 언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그룹이 배출가스 조작 장치를 단 벤츠 자동차를 유럽과 해외시장에 100만대 이상 판매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OM642와 OM651 두 엔진은 2008~2016년식 벤츠 E, C클래스 디젤차종에 탑재됐다. 벤츠의 주력 모델로 전 세계적으로 100만 대 이상 판매된 상황이다. 환경부는 교통환경연구소 검증 작업 등을 거쳐 배출가스 조작 장치 탑재 사실이 확인되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고발하고 리콜에 들어갈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혐의 사실에 대해 독일 정부와 공조할 수 있으면 함께 모니터링에 들어갈 것"이라며 "혐의가 확인되면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폭스바겐 사태 때처럼 고발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가 리콜조치를 받게 되면 폭스바겐과 같이 판매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아우디폭스바겐은 환경부로부터 32개 차종(80개 모델) 8만3000대에 대한 인증을 취소받은 후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단 한 대의 차량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벤츠는 올 상반기에 총 2개의 신차와 18개 라인업을 추가하며 총 판매대수 3만7723대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무엇보다 지난달 벤츠는 수입차업계 역사상 한 달 기준 최대 실적인 7783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 6월 전체 수입차 판매량(2만3755대)의 33%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3대 중 1대가 벤츠인 셈이다.
벤츠는 독일 본사와 마찬가지로 성실하게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벤츠 관계자는 "인증이 취소될 정도로 숨길만한 일은 결코 없다”며 "조사에 충실하게 임하고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OM642와 OM651 등 두 종류 엔진을 탑재한 차종에 배출가스 조작 장치가 설치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에 있다. 사진은 배출가스 조작장치 탑재 의혹을 받고 있는 벤츠 더 뉴 E-클래스의 디젤 모델 ‘더 뉴 E 220 d’. 사진/벤츠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