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매 급락하며 실적악화 지속…현대차 위기, 경기회복세에 '찬물' 우려

판매부진에 글로벌 5위권도 위태…노조 파업가결로 위기감 증폭

입력 : 2017-07-26 오후 5:49:11
[뉴스토마토 배성은기자] 우리나라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위기에 봉착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중국시장에서 판매가 급락하고 있고, 최대 시장 미국에서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노조가 6년 연속 파업을 가결하며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굴뚝 산업으로 완성차업체의 부진은 수천개의 부품 협력사와 철강업체 등 전방산업에 두루 영향을 끼친다. 현대차의 위기가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사의 실적 둔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쳐 나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26일 발표된 현대차(005380)의 올 2분기 실적은 심각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5% 감소한 24조308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23.7% 줄어든 1조34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에서의 판매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판매량도 110만8089대로 전년보다 13.8% 감소했다. 
 
그나마 상반기(1~6월)를 종합하면 그랜저 등 신차 효과로 매출이 소폭 증가하면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4% 늘어난 47조67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6.4% 감소한 2조595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실적이 반영된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1.1%, 48.2% 감소한 1조1650억원, 9136억원을 기록하면서 사드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판매량의 경우 글로벌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8.2% 감소한 219만7689대에 그쳤다. 다만 중국을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한 187만6052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중국시장이 타격이 컸음을 의미한다. 특히 수출비중의 23.5%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부진은 올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사드 배치로 반한 움직임이 본격 시작된 지난 3월 이후 판매가 4개월간 60% 이상 급감했다. 또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도 전반적인 승용차 수요 감소로 매출이 하락하는 동시에 경쟁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로 수익성도 떨어졌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업체 5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미국 시장분석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기아차가 포드에 밀려 6위로 내려앉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임단협도 난항을 겪으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파업에 현대차는 매년 1조원가량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생산차질 총 14만2000여대, 경제손실 약 3조1000억원대로 경영차질을 빚었다. 올해도 6년 연속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피해액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 예상돼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자동차를 만드는데에 약 2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간다"며 "현대차의 위기는 곧 우리나라 산업 전체의 위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전략 마련과 노조리스크 등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수출 선적장에 수출차량이 수출선에 오르기 전 대기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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