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국내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되살아난 철강 수요에 상반기 선전했다.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사별 경쟁력 제고 등이 더해졌다. 다만 미국발 통상압력과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침체가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경영환경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포스코와 현대제철 매출액은 각각 30조216억원과 9조26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8.6%, 16.3% 실적이 개선됐다. 영업이익에선 희비가 갈렸다. 포스코가 75.2% 급증한 2조3441억원을 기록한 반면, 현대제철은 모기업의 부메랑으로 0.12% 소폭 하락한 7005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 두 대기업이 상반기 각각 30조원, 9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양호한 실적을 냈다. 사진/뉴시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매출 증대는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와 제품 다각화 전략에 기인한다. 포스코는 '기가스틸'로 대표되는 월드 프리미엄(WP) 제품 판매에 집중했다. WP 제품 판매 비중이 전체 제품의 50%를 웃돌며 수익성과 매출 증대 효과를 누렸다. 현대제철도 상반기 고강도 철근 등 전략제품 426만t을 판매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전략을 폈다.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선진국의 철강 수요 증가도 뒷받침됐다. 미국과 EU는 철강 수요가 각각 전년 대비 3.0%, 1.9% 늘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최대 1억5000만t 규모의 철강 생산설비 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으로 철강 재고량이 줄면서 내수 시장 가격이 상승세에 있다. 중국 내 철강 재고량은 지난 2월 1600만t에서 이달 초 기준 900만t으로 줄었다. 열연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최고치인 t당 578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자동차·조선·건설 등 수요산업 불황의 영향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모기업 현대·기아차 영향을 크게 받았다. 현대차는 2분기 중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4.1%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도 18.8% 급감했다. 미 트럼프 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도 악재다. 당초 지난달 발표 예정이던 조사 결과가 지연되면서 하반기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지게 됐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기업인 간담회에서 철강 수출과 관련해 "미국에 보내는 거는 포기했다"라며 업계의 어려움을 대변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수요산업 불황이 계속됐고, 대내외 악재들이 있었지만 무난히 견뎌냈다"면서도 "하반기에도 악재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