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이후 노조 투쟁 '비상'…자동차업계 하반기 '먹구름'

현대차 노조 등 강경 노선 선회…대내외적 악재 여전히 많아

입력 : 2017-08-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쌍용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4개사가 여름휴가 전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파업이 현실화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현대차(005380) 등은 여름휴가 이후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자동차 업체 실적이 우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조 파업의 먹구름이 업계 전반에 드리우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5개사는 이날부터 5일간 일제히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생산직과 사무직 근로자를 모두 합쳐 5개사 휴가 인원만 총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내 완성차 노사는 여름휴가 전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고 가벼운 마음으로 여름휴가를 떠날 계획이었다. 이 때문에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었지만 곧 바로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쌍용차를 제외한 4개사(현대차, 기아차(000270), 한국지엠, 르노삼성)는 여름휴가 전 임금협상에 합의하지 못하고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노사간 견해차로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것이다. 반면 쌍용차는 지난 26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임금 협상 잠정합의안을 가결시켰다. 업계 최초로 8년 연속 무분규 임금 협상을 달성한 셈이다. 분규로 인해 ‘G4 렉스턴’과 ‘티볼리 아머’ 등 신차 판매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업체 노조는 대부분 여름휴가 직후 곧 바로 파업에 돌입하기보다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여름휴가를 보내고 추석에 임금협상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올해도 노사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휴가 직후 6차 교섭을 진행한다. 한국지엠 노조도 휴가 직후 사측과 협상을 재개하는 한편, 미국 GM 본사의 한국 시장 철수를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방향으로 투쟁 노선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다음달 17일 예정된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 이후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현대차 노조는 여름휴가 직후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현대차 노사는 휴가 중에도 실무교섭을 진행하는 등 교섭 창구를 열어두기로 했지만 견해차가 커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다음달 7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져 강경 노선으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월 중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지난 26일 22차 단체교섭 결렬 이후 “휴가 후 강력한 투쟁전술을 배치해 사측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자동차 업계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는 올 상반기 400만380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 감소한 수치다. 특히 현대차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한 2조59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2조3193억원)은 전년보다 34.3% 감소했다.
 
현대차 등은 올 하반기 신차 출시와 신흥시장 공략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는 이상 근본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 해 노조 파업으로 신차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경우 하반기 실적은 물론 관련업계인 부품업체까지 미치는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금속노조 울산지부가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정문앞에서 비정규직 노동기본권쟁취 2017년 임투승리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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