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두산에겐 위기이자 기회

신고리5·6호기 중단시 매출 타격…원전 해체 시장도 열려

입력 : 2017-08-03 오후 5:51:58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두산중공업이 원전을 놓고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에 관련사업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원전 해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연초 10조6000억원대로 잡았던 연간 수주목표액을 8조2000억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바뀌면서 국내 신규 원자력과 석탄화력발전소 발주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는 지난달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종합공정률은 29.5%다. 공사 재개 여부를 '공론화위원회'에서 논의한다. 건설과 주기기 납품 등을 맡은 두산중공업은 예상대로 건설 중단으로 결론날 경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국내 원전 설비시장도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에 박정원 두산 회장은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 간담회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면 주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정부 지원을 부탁했다.
 
두산중공업은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 해체 사업에 신규 진출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원전 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원전 해체 시장은 새롭게 열리고 있다.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는 지난 6월 가동을 중단했다. 상업 운영된 지 40년 만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두산중공업은 원전 해체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원자로 냉각에 필요한 5년 뒤인 2022년이 본격적인 사업 시기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금속·콘크리트 구조물 해체 작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폐기물 처리시설을 구축하고, 제염·해체 사업 등을 주관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5년 독일의 원전 해체 전문기업 짐펠캄프과도 관련기술에 대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 해체 시장의 문을 연 만큼 관련 정책이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다만 우리는 미국이나 독일과 같이 원전 해체 경험이 없어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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