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올해 반도체시장 성장 전망치가 또 다시 상향조정됐다. 슈퍼 호황을 맞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에 힘입어 올해 반도체 시장은 7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8GB HBM2 D램. 사진/삼성전자
3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은 지난해보다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망치는 지난 1월 5%에서 3월 11%로 상향조정된 후 4개월여 만에 또 다시 수정됐다. IC인사츠이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 매출이 예상 밖으로 급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D램 매출은 지난해보다 55%, 낸드플래시는 35%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격 상승세도 거침없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의 표준 제품인 PC용 'DDR4 4Gb(기가비트) 512Mx8 2133㎒'의 평균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3.25달러로 집계됐다. 한 달 전(3.09달러)과 비교하면 5.2% 올랐다. 지난해 말 가격(1.94달러)과 견주면 7개월 사이 67.5%나 뛰었다. 낸드플래시 역시 범용제품인 '128Gb 16Gx8 MLC'의 평균계약가격이 한 달새 2.3% 오르며 5.68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34.6%나 상승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제외한 반도체시장 매출은 6% 상승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반도체시장의 성장을 D램과 낸드플래시가 주도하는 셈이다. IC인사이츠는 "반도체시장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는 것은 2010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며, 2000년 이후로는 5번째"라면서 "특히 메모리 시장 매출이 급증한 것은 출하량 증가보다는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반도체의 급격한 성장은 해당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매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이 8조3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14조700억원)의 절반을 상회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3조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