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한샘(009240)이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국가의 거주 문화와 관련있는 인테리어 업종 특성 상 글로벌 진출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 때문에 한샘의 성패가 업계의 글로벌 진출 여부를 결정 짓는 첫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한샘은 8일 중국 상하이에 연면적 1만3000여㎡(약 4000평) 규모의 매장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중국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 2년 만이다.
한샘이 중국시장을 첫 발을 내딛은 건 20년 전이다. 1996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다. 이후 주방가구 위주로 건설업체와 계약을 맺는 특판시장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이번 진출은 중국 현지인을 타깃으로 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시장으로의 첫 발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이는 국내 인테리어 업체가 해외 B2C시장에 진출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중국 내 가구를 포함한 인테리어 시장은 740조원으로 추정되며 매년 20% 이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샘이 중국시장을 겨냥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은 좀처럼 중국시장에 뛰어 들지 못했다. 인테리어 업종 특성 상 해당 국가의 주거환경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생활 소품 등은 국내 상품을 가져다가 그대로 판매할 수 있지만, 바닥재나 창호 등 건자재는 물론 시공은 현지에 맞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한샘은 그동안 현지화 전략에 총력을 다해왔다.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강승수 부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중국을 오가며 사업 전략을 구상해왔다. 이후 이듬해인 2015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3년 내 중국 B2C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중국 대도시 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중국인의 주거공간과 사용실태를 연구했고,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최적화된 주거환경구현에 주력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생산, 영업, 시공, 지원인력 등 약 250~300여 명을 현지채용해 교육과정을 수개월간 거쳤다.
관련 업계에서는 어느 누구도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시장인만큼 한샘의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대형사들은 한샘의 전략이 중국 현지에서 통할 지 여부에 관심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중국 시장을 공략할 자금 기반은 되어 있지만 현지화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보니 적극 나서지 않는 분위기"라며 "한샘이 성공한다면 벤치마킹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업체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내 중소형사의 경우는 국내 1위인 한샘의 해외 진출로 인해 국내 가구업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길 바라는 기대가 크다. 중소형 가구업체 대표는 "한국 기업 제품의 서비스와 질이 현지에서 높이 평가 받는다면 후발 업체들도 해외 진출하는 데 수월할 것"이라며 "중소형 가구업체들도 이 같은 면에서 한샘의 해외진출 성과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은 8일 중국 상해에 플래그십스토어 1호점을 오픈했다. 이는 인테리어 업계의 글로벌 B2C시장 진출 첫 사례다. 사진제공=한샘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