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대상 인사청문회가 11일 개최된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환노위 소속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10일 “(환노위 소속) 한국당 의원 중 상당수가 노동계 출신 아니냐”며 야당의 반대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난달 23일 김 후보자 지명 발표 후 “현역 정치인 출신이 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증명이 되고 있지 않느냐”며 무난한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인사청문회는 노동개혁을 책임 있게 이끌어 낼 적임자를 찾는 것이 초점이 돼야 한다”며 후보자 자질검증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야당의 공세로 조대엽 고려대 교수가 장관 후보자직에서 사퇴한 후 지명된 후보자이기에 야당 입장에서 연이어 지나친 공세를 펼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최근 정치 상황과 연계해 청문회 보이콧을 검토했지만 참석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한국당은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보이는 답변 내용에 따라 대응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환노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모임을 갖고 청문회 대응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도 김 후보자의 정책 소신에 대해 따져보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현역의원 장관임명 불패’라는 공식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만 지금까지 4명(김부겸 행정안전부·김현미 국토교통부·김영춘 해양수산부·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의 현역 의원이 장관으로 임명된 상황이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 임명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각종 노동정책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지난 8일 국회 환노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9월까지 '일반해고' 허용과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등을 담은 '양대 지침'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양대지침은 저성과자의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일반해고'를 허용하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해왔던 이른바 '노동개혁'의 핵심으로, 사용자 입장에서 쉬운 해고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사왔다. 문재인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해왔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달 19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양대지침을 올해 안에 폐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합법화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향후 전교조·전공노와 만나 다양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면서 합법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적극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말 전교조 지도부를 만나 “'교육 파트너'로 동반자적 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육아휴직 첫 3개월 급여 인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기간 확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규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등에도 본격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안이 의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