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직진 녹색 신호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한 차량과 과속으로 달려온 직진 차량이 충돌했다면 과속 차량에도 40%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교차에 동시에 진입할 경우 직진 차량에 과실이 없다는 기존 판례를 뒤집는 판단이다.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민사30단독 부장판사는 비보호 좌회전 차량 운전자 김모씨와 과속 직진 차량 운전자 이모씨의 자동차보험회사 쌍방이 낸 구상금청구 소송에서 "좌회전 차량 60%, 과속 차량 40% 책임을 물어 롯데손해보험은 삼성화재에 보험금 4850여만원의 60%(2913여만원)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비보호 좌회전 차량은 다른 차량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방법으로 좌회전할 의무가 있다. 비보호 좌회전이 허용된 교차로에서 직진 차량은 진입 전 일시 정지 또는 서행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씨에 대해 "직진 차량이 제한속도를 넘어 과속하는 등 피해를 확대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며 "이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점에 비춰 이씨 잘못은 약한 부주의가 아니라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쏘나타를 몰고 지난해 1월 서울 마포구 한 교차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하다가 시속 약 110km로 달려오던 이씨의 벤츠와 충돌했다.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60km였다. 이 사고로 김씨 보험사인 롯데손해보험은 수리비 65만원을 지급했고 이씨 보험회사인 삼성화재는 수리비 4850여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두 회사는 보험금 지급을 놓고 소송을 제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