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 주도하는 '참여정부 민정라인'

2차장·감찰실장 이어 기조실장도 신현수 전 사정비서관
'조직 완전장악' 고강도 개혁 예고

입력 : 2017-06-28 오후 4:57:18
(왼쪽부터) 신현수 국정원 기조실장·김준환 2차장·조남관 감찰실장.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신현수 변호사를 임명하면서 국정원 개혁의 정도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거셀 것으로 보인다.
 
신 실장의 기용은 검찰 출신 첫 기조실장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문 대통령이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참여정부 민정라인’을 대거 포진시키면서 검찰개혁 못지않게 국정원 개혁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신 실장을 임명하기에 앞서 김준환 전 국정원 인천지부장을 지난 1일 국정원 2차장으로 임명했다. 이어 지난 4일에는 조남관 서울고검 검사를 국정원 감찰실장으로 기용했다. 두 사람 모두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민정수석시절 합을 맞췄던 인물이다. 김 차장은 민정수석실 국장을, 조 실장은 특별감찰반장을 지냈다.
 
신 실장 역시 같은 시기 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으로 일하면서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1년간의 청와대 생활을 끝내고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옮겼지만 이후로도 가까이에서 문 대통령을 지켰다. 2012년 대선 때는 물론이고 19대 대선 때에도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신 실장의 임명이 더욱 주목되는 것은 그가 참여정부 민정라인 중 수장급이라는 것이다. 올해 60세, 사법연수원 16기로 상당한 연륜이 있다. 검찰에 있을 때에는 서울지검 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뉴욕 유엔대표부 법무협력관, 부산고검 검사, 제주지검 형사1부장, 대검 정보통신과장, 대검 마약과장을 역임했다. 그렇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으로 거론됐다. 먼저 임명된 김 차장이나 조 실장보다 훨씬 선임이다.
 
일각에서는 신 실장이 대형로펌인 김앤장 출신으로, 인사청문회를 피하기 위해 청문회가 필요 없는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기용됐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이런 전력 때문에 문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의지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 전체의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로, 1·2·3차장과 같은 차관급이다. 문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 복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차단과 민간인 사찰 근절 등을 위해서는 반드시 장악하고 있어야 하는 자리이다. 장관급으로 거론되어 온 신 실장이 몸을 낮춰 직을 맡은 이유도 문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의지를 받들겠다는 뜻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많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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